李대통령,북한에 核 일괄타결 제안

李대통령,북한에 核 일괄타결 제안

뉴욕=송기용 기자
2009.09.22 01:00

핵개발 핵심부분 폐기 대가로 안전보장과 국제지원 약속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북한 핵 문제와 관련, "6자회담을 통해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면서 북한에게 확실한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국제지원을 본격화하는 일괄타결, 즉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64차 유엔총회와 기후변화정상회의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외교협회에서 개최된 코리아 소사이어티, 아시아 소사이어티, 미국 외교협회 등 3개 기관 공동 주최 오찬 간담회에서 '차세대 한미 동맹의 비전과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제안은 "핵문제 해결을 위해 양자 회담뿐 아니라 다자 회담에도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지난 18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발언과 맞물려 향후 핵 협상에 급진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강연에서 "이제까지 북핵 문제는 대화와 긴장상태를 오가며 진전과 후퇴, 그리고 지연을 반복해 왔다"며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본질적 문제를 제쳐둔 채 핵 동결에 타협하고 이를 위해 보상하고 북한이 다시 어겨 원점으로 회귀하는 지난 20년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북핵 폐기의 종착점에 대해 확실하게 합의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 행동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푸는 통합적 접근법(Integrated approach)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이 핵 포기의 결심을 내린다면 북한 경제와 주민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새로운 평화구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상기시켰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함으로써 미국 및 국제사회와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될 것이고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로 나오겠다는 북한을 적대시할 국가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며 "핵 포기가 곧 북한 스스로를 살리고 발전시키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에 대해 확고하게 인식을 공유하고 있고 한미공조도 더욱 강화될 것"이며 "그동안 6자회담 의장국으로 많은 역할을 해온 중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북핵 폐기를 위한 미국, 중국과의 공조를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랜드 바겐 제안과 관련, "단계별로 제재와 보상을 되풀이해온 북핵 협상 관행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된 것"이라며 "북핵 문제를 북한 문제라는 큰 틀에서 접근한 이 대통령의 근원적 처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 폐기에 대해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구성장치나 부속을 없앤다던지 핵연료 제조공장에서 미사용 연료를 해외로 반출한다던지, 플루토늄을 만들지 못하게 부품을 빼던지 등 시설에 따라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일 오후 뉴욕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이날 뉴욕타임스지 인터뷰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면담, 뉴욕 동포 대표 접견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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