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자본시장 IT인프라의 글로벌화

[CEO칼럼]자본시장 IT인프라의 글로벌화

김광현 코스콤 대표이사
2009.10.06 08:37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드라마 ‘선덕여왕’도 많은 스태프들의 숨어있는 노력 덕분에 시청자들은 재미있는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한국 증시가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는 등 우리나라 증권 산업은 단기간에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 이면에는 자본시장 IT 인프라를 담당하는 많은 사람들의 각고의 노력이 숨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가 부임한 후 어느 직원의 아내에게서 온 편지가 유달리 기억에 남는다. 신혼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계속된 야근과 철야로 너무 힘들어 하니 제발 휴일만이라도 제대로 쉬게 해 달라는 하소연이다. 가슴이 찡했다.

IT시스템은 한국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적인 주요 인프라다. 인간의 몸으로 표현하면 심장이나 핏줄이라고 할까. 만일 이 시스템에 장애가 생기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기도 싫은 끔직한 재앙이 올 것이다.

실제 동경증권거래소의 경우 2005년 말부터 2개월간 심각한 전산장애가 발생해 이사장이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으며, 런던거래소도 전산장애로 7시간 동안 거래가 중단돼 시장의 신뢰성에 심대한 상처를 입기도 했다.

현재 해외거래소 시장은 국경을 넘어 거래소간 합병으로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IT 부문이 핵심 경쟁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은 각각 유로넥스트(Euronext)와 OMX를 인수해 IT인프라를 통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매매처리 시간을 단축하는 한편 시장접근성(Market Connectivity)을 개선하고 있다.

또 이들 선진 거래소들은 경쟁적으로 각국의 거래소와 금융기관에 IT솔루션을 수출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시장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히 '총성 없는 전쟁'과 다름없다.

우리가 이러한 세계적 추세를 외면하고 경쟁력 강화에 소홀할 경우 한국 증권 시장은 일개 아시아 변두리 시장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어렵게 쌓아온 글로벌 기업, 글로벌 자본시장이라는 격에 맞는 자본시장 IT인프라의 효율화와 선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IT 전문회사의 기능을 강화해 IT서비스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증권·파생상품 시장의 전산화 뿐만 아니라 금융 투자업계의 IT분야가 세계적 수준을 갖출 수 있도록 거래의 전 과정을 완전 자동화해야 한다.

또 증권망 기능강화, 해외시장 연계 등으로 시장접근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증권시장 IT 선진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금융정보센터를 확충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다양한 고급정보를 제공하는 등 원스톱 서비스 환경도 구축해야 한다.

한국 자본시장 IT인프라를 담당하는 회사의 CEO로서 한국의 금융상품, 시장 제도 및 시스템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아 수출되고, 당당히 경쟁국과 겨루는 우리 자본시장의 미래 모습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

하지만 한편의 멋진 드라마와 카메라에 비춰지는 화려한 주연들이 탄생하기 까지 험난한 과정이 있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 자본시장이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주역들의 연기에 흠뻑 빠져있을 게 아니라 코스콤과 같은 금융IT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우뚝 설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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