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연준, 금융기관 연봉 '메스'

미 재무부·연준, 금융기관 연봉 '메스'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10.23 04:56

(종합)규제방안 발표 "위기불씨 제거"

미 정부와 감독당국이 은행들의 급여체계에 직접 메스를 댔다.

과도하고 불합리한 보상기준이 금융위기를 초래,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와 재무부는 각각 별도로 은행 급여 규제관련 방안을 내놓았다.

재무부의 규제안은 구제금융 지원규모가 큰 7개 금융회사들에 적용되는 것으로 개별 거액 연봉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연봉 삭감안을 담고 있다.

연준의 은행급여 가이드라인은 구제금융 지원과 상관없이 개별 회사의 잘못된 급여체계가 금융시스템 안정을 해칠 수 있는 대규모 금융기관 28개를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규제방안이다.

적용대상과 세부 시행안은 다르지만,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속도로 회복되거나 위기 이전보다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금융권의 급여에 제동을 걸기 위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 연준 28개 대형 금융기관 급여체계 직접 규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금융기관들의 급여체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연준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급여체계가 은행에 과도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을때는 이의 시정을 요구하고, 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강제로 조정할수 있도록 했다.

연준은 특히 금융시스템상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28개 은행들이 이같은 급여 가이드라인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이들의 급여체계를 검토, 시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소형 은행들은 일상적인 감독을 통해 급여체계를 규제하기로 했다.

연준은 그러나 급여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 되는 28개 은행의 명단은 밝히지 않았다. 아울러 구체적인 임금 상한선도 규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준은 "일률적인 급여조항은 작동하기 힘들다"고 이유를 밝혔다.

독일 프랑스 등 일부 G20 국가들은 대형은행들의 임금에 대해 구체적인 상한선을 적용하고 대대적인 임금삭감을 진행중이다.

◇ 재무부, 7개 구제금융사 보수 절반으로 삭감

이른바 '급여 차르(황제)'로 불리는 케네스 파인버그 특별위원장도 이날 구제금융을 받은 주요 7개사의 고액 연봉자 급여를 평균 50% 삭감하는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파인버그 위원장은 이들 회사에 투입된 납세자의 돈을 회사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7개 회사의 최고경영자 5명을 포함한 최고액 연봉자 25명을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이들은 예외없이 지나치게 높은 보수를 받고 있으며 이는 주주들의 이익에도 배치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7개 회사는 씨티그룹, AIG, 뱅크오브아메리카,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GMAC, 크라이슬러파이낸셜 등이다.

파인버그 위원장이 발표한 급여기준은 이들 고액 연봉자에 대한 현금급여를 작년대비 90% 삭감하고 최고 50만달러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아울러 총 급여는 절반으로 삭감했다.

새 급여체계에 따르면 해당 은행 경영진들은 향후 수년간의 실적에 연동돼 지급되는 급여성 주식을 받게 될 예정이다.

파인버거 위원장의 연봉 기준은 25명의 최고액 연봉자를 포함, 175명의 고액연봉자에 적용된다.

이 기준은 또 올해 11, 12월 두달 지급분에 한해 적용되지만 두달간의 급여는 연말보너스를 산정하는 근거가 되고, 구제금융을 상환할때까지 연봉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고액연봉자들의 실질 수입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 논란 예상...실효성도 속단 일러

연준과 재무부가 민간은행의 연봉을 직접 규제하고 나선 것은 미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은행들의 과도한 보상체계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G20 정상회담에서도 은행들의 보수체계에 대해 각국정부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의회와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조지 메이슨 대학 법대교수인 J.W 베레트는 "주식시장에 공개돼 있는 기업들에 대해 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취한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은행들은 벌써부터 연봉 규제를 피해나갈 방도를 모색중이다.

파인버거 위원장의 규제대상인 씨티그룹의 경우 종업원들에게 "임금 삭감분은 장기 주식 급여로 보상해줄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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