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스팩(SPAC) 1호 설립 경쟁 시작

증권업계, 스팩(SPAC) 1호 설립 경쟁 시작

김진형 기자, 김태은
2009.12.14 11:21

증권사, 이번주 중 잇따라 법인 설립..상장은 내년초 가능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설립을 위한 법적 절차들이 마무리 돼 감에 따라 증권사들의 스팩 설립이 시작된다. 하지만 법인 설립 후 실제 상장을 통해 공모에 들어가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진정한 의미의 스팩 1호 출현은 내년 초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스팩 설립을 가능토록 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11일 차관회의를 거쳐 15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국무회를 통과하면 관보에 게재되는 17~18일께 발효된다. 스팩이란 다수의 개인투자자로부터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아 통상 3년 내에 장외 우량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조건으로 특별 상장하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다.

법안 통과를 기다리며 설립 준비를 해 왔던 증권사들은 곧바로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대우증권과 동양종금증권, 현대증권이 오는 16일, 우리투자증권이 18일에 각각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다소 일정을 늦춰 22일 이후에나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은 일찌감치 풍력과 태양에너지, 2차전지 등 그린에너지 관련 업체를 합병대상으로 하는 '그린코리아기업인수목적회사' 설립 준비를 마친 상태다. 공모 규모는 500억~1000억원을 예상하고 있고 산업은행과 연기금 등 금융기관 6곳이 공동 발기인으로 참가했다.

동양종금증권도 연기금을 포함한 금융기관 4곳과 함께 300~500억원 규모로 스팩 설립 준비를 완료했다. 현대증권은 삼일회계법인 자회사인 삼일PWC컨설팅과 함께 200억원의 공모 규모로 스팩을 설립할 예정이다. 현대증권은 공모 규모를 잡는 것이 합병대상 기업 물색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은 500억원 규모를 계획하고 있다. 법인 공동발기인에는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얼라이언스캐피탈파트너스(ACPC), LB인베스트먼트, KT캐피탈이 참여한다.

스팩 1호의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던 삼성증권은 일정을 늦췄다. 우선 공동 발기인 한 곳과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지만 법인 설립 후 1년 이내에 합병할 경우 합병차익에 대해 법인세를 물어야하는 현행 세법 문제 때문에 다소 망설이고 있다. 다만 스팩 설립에 필요한 제반사항은 다 갖췄기 때문에 상장 여건 등에 따라 언제든 설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법인이 설립됐다고 해서 곧바로 스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스팩은 기업인수를 목적으로 '상장'된 회사이기 때문에 공모 절차를 거쳐 상장이 완료돼야 진정한 의미의 스팩이다. 다만 현행 세법상 법인 설립 후 1년이 경과한 이후 합병할 경우 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어 법인 설립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법인은 상법상 언제든지 설립할 수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스팩 1호가 되기 위해서는 우량, 비상장 중소기업을 찾아내 합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첫 시행인만큼 성공적인 M&A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