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돈을 받아 장외기업을 사서 상장하는 특수목적 회사인 스팩(SPAC)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국내에서 설립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 입법 예고했다.
스팩이란 다수의 개인투자자로부터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아 통상 3년 내에 장외 우량업체를 M&A하는 조건으로 특별 상장하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말한다.
스팩은 이미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장외 우량업체로선 스팩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 등을 추진해 성장을 모색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비교적 안전한 M&A 투자 기회를 가지게 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별도의 인허가나 등록 절차 없이 상법상 주식회사 형태로 스팩을 설립하게 된다. 스팩은 M&A만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데 기업공개(IPO)와 상장으로 자금을 모은 뒤 M&A 대상기업과 합병하는 방식을 따르게 된다.
스팩 발기인에는 자기자본이 1000억원을 넘는 증권사가 의무적으로 참여해야하며, 증권사는 스팩이 발행한 총액의 5%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신홍희 한국거래소 상장제도팀장은 “증권사들이 스팩의 총액 5% 이상을 취득하도록 한 것은 증권사들이 수수료만 얻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과 이해관계를 맞게 해 적극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5% 이상 취득해야 하는 만큼 스팩을 통해 합병할 기업들을 엄선하고 있다. 스팩이라는 제도 자체가 국내에서는 처음 시행되고 있는 만큼 투자효과에 대한 우려 또한 존재하는 것이 사실.
대우증권(61,100원 ▼800 -1.29%)이나삼성증권(94,600원 ▲400 +0.42%)등 대형사 3~4개 업체가 즉각적인 준비를 통해 '스팩 1호'를 설립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고, 나머지 증권사들의 경우는 대형 증권사들의 움직임과 시장상황을 살펴보고 시장에 합류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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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대우증권 IB상무는 "스팩제도가 통과돼 상장될 때 금융위가 정한 자격기준만 갖추면 되기 때문에 공모에 들어가기까지 걸림돌이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처음 스팩에 상장될 회사는 크기가 중요하기 보다는 궁극적으로 좋은 회사가 돼야 하므로 이런 회사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팩에 있어 속도싸움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이라는 자격요건에 맞는 기업이어야 하는 만큼 자본시장에 추가적인 거래를 할 수 있을 만큼 내실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개정안 발효를 앞두고 스팩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것은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증권사들은 내달께 개정안이 발효되면 스팩의 주식회사 등기를 마치고 서둘러 공모에 나설 계획이어서 이르면 스팩 공모는 11월, 상장은 12월에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