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거래소의 '속도전'

[현장클릭] 거래소의 '속도전'

정영일 기자
2010.01.11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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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이사장을 맞은 한국거래소의 발걸음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8일 김봉수 신임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전 직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김 이사장이 취임한 지 꼭 열흘 만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김봉수 신임 이사장은 "산적해 있는 거래소의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워크숍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저녁 6시를 조금 넘겨 시작돼 밤 12시까지 진행됐습니다. 직원들 20~30명씩 조를 짜서 거래소 개혁 과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토론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거래소 부산 본부 역시 전날 비슷한 내용의 행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김봉수 신임 이사장은 토론이 끝난뒤 "거래소 안에 와서 보니 직원들이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며 "다 함께 노력해 내·외부에서 호평받고 신뢰받는 거래소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하자"고 말했습니다.

워크숍만이 아닙니다. 업무보고도 주말을 잊고 계속됐습니다. 시장감시위원회 등이 지난 주말에도 업무보고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8일 밤 12시 워크숍이 끝난 후 일부 직원들은 보고 준비를 마무리하러 거래소로 다시 들어가기도 했다고 합니다.

지난 4일에는 거래소 직원과 예산 10% 감축을 뼈대로 하는 개혁방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열흘 사이에 거래소 개혁방안이 제시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직원 워크숍, 그리고 업무보고가 '속도전'처럼 진행되는 모습은 증권업계에서 기반을 다진 김 이사장 특유의 뚝심과 순발력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돌이켜보면 거래소의 지난 1년은 파란만장했습니다. 전임 이사장 퇴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파행과 공공기관 지정, 본부 간의 갈등이 폭발했던 폭행사건, '방만 경영'으로 요약되는 사회적 비난 여론, 최초의 민간 이사장 취임 등.

거래소의 '속도전'이 일견 이해되는 대목입니다. 지난 1년간 부유했던 조직을 서둘러 안정화시키고 직원들의 사기를 다시 진작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 조성기관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첫 걸음도 조직 안정에서 나온다는 조직 내부의 공감대도 넓습니다.

하지만 굴곡이 많은 길에서 속도계에만 눈길을 주다보면 차가 길을 벗어나거나 동승자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당장 전 직원이 참석한 워크숍을 개최했지만, 거래소가 지난 4일 내놓은 거래소 개혁 방안에 따르면 그 중 10%는 조만간 구조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워크숍에 참석했을까요.

연차수당 지급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노조 전임자들은 8일 있었던 워크숍에 불참하기도 했습니다.

평탄치만은 않아 보이는 길이지만 한국 자본시장의 중추인 거래소 개혁이 속도와 방향성을 잃지 않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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