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증권 이해 첨예…형평성 고려한 방안 마련 진땀
은행, 보험,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유치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한 감독당국의 해결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려 실효성은 미지수라는 지적이 높다.
29일 관련업계에 다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은행의 자행예금과 증권사의 자사 원리금보장형 ELS(주식연계증권)판매를 금지시키고, 보험사는 자사 퇴직연금보험 상품을 허용하되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혈경쟁의 원인으로 지목된 퇴직연금사업자의 자사 상품 판매를 일부 금지시킨 방안인 셈이다.
그러나 업계의 반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보험사만 자사 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데다 퇴직연금상품 금리에 공시이율을 적용하면 은행, 증권사보다 훨씬 높은 금리로 자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시이율은 금리와 보험사의 운용자산 이익률을 가중 평균해 산정하며 보험사가 ±20% 범위에서 정할 수 있다. 따라서 운용자산 이익률이 높아지면 공시이율도 상승하고, 보험사는 공시이율의 최대 폭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3.5%안팎이지만 보험사 공시이율은 4~6.5% 수준에 달한다. 결국 보험사의 금리 경쟁력이 높아 퇴직연금시장의 경쟁자인 은행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퇴직연금시장에서 가장 뒤쳐진 증권업계는 현행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자사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걸 전면 금지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과거 신탁업법처럼 자사 상품을 팔지 못하도록 하고 보험사는 보험업법 시행령의 특별계정운영에 관한 조항을 일부 고쳐 원리금보장보험을 신탁처럼 타사 상품의 중개만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퇴직연금사업자들과 형평성을 맞출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금리 출혈경쟁도 예방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금융위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한 상황에서 감독당국이 법령을 고쳐 사업자의 금리 결정 권한에 대해 왈가불가하는 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어 고민"이라며 "퇴직연금사업자들이 금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리스크관리 단계를 거쳤는지를 점검하는 간접적인 규제 방안 등을 함께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KT의 개인퇴직계좌(IRA)의 경우 A은행이 연 5.9%금리를 주는 상품을 제시했고 B은행(6.35%), C은행(6.5%) 등도 고금리 상품을 내놓았다.
일반적인 퇴직연금의 원리금보장상품(24일 기준) 금리가 연 3.2%~3.72% 수준인데 비해 최고 2배에 가까운 금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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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와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보험사는 고금리 퇴직보험 상품을 미끼로 영업에 나섰고, 이에 질세라 일부 증권사들은 연 연 7.5%에 달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해 KT 직원을 대상으로 IRA 특판 상품을 판매하다 중단하기도 했다.
감독당국도 출혈경쟁에 따른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각 금융회사 실무자와 머리를 맞댔지만 현재까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