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폐쇄 시사 엄포, 기업들 "전면 폐쇄는 안될 것… 축소 운영은 불가피"
우리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치'에 대해 북이 '8개항 행동조치'로 맞서면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북은 심리전을 재개하면 육로통행을 차단해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한편 당장 판문점과 해운 통신선 차단, 남북경협사무소 관계자 철수 등을 통보해왔다.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개성공단 폐쇄는 남북 모두에게 '양날의 칼'이라 쉽사리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입주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자진 철수하면 경협보험 보상을 받을 수 없어 철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의 입장 발표만 지켜보면서 공장운영 차질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생산, 생산량 조절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관계자는 "2009년 이후 입주기업들은 필요 인원의 40% 이상을 공급받은 곳이 없다. 이번 대북사태와는 별도로 인력수급 문제로 적자가 지속돼왔다"며 "이런 기업들은 정부에서 보험을 적용해 주면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정부에서 자진 철수시 경협보험 적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만큼 자진철수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손익분기점을 넘긴 기업의 경우는 동요가 더 없는 편"이라며 "과거에도 이런 일들이 많았지만 공단 내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우리 정부든 북한 정부든 먼저 폐쇄조치를 꺼내기는 어려워 폐쇄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의 1000명이나 되는 남측 인원을 인질로 삼아서 북이 누릴 효과가 크지 않고 국제사회에서 입지만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상황을 지켜보면서 공장 운영을 지속할 것"이라며 "다만, 단번에 폐쇄하지는 않겠지만 단계에 따라 생산량은 조절해 축소 운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입주기업들의 인력이탈 문제는 일부에 알려진 것처럼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입주 시기에 따라 입주한 지 오래지 않은 기업들의 불안이 더 큰 상황이다. 하지만 대체로 천안함 사태로 빚어진 남북 간의 냉전 기류 속에서도 기업활 동 만큼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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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내 한 신발업체 대표는 "인력이탈은 없으며, 인력이 이탈한 기업이 있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며 "오히려 개성공단에 들어온 이후 초기에 북으로부터 받은 인력이외에 추가로 받지 못해 가동률을 높이질 못했는데, 언론에 부풀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 기술자들이 북한 인력들을 4년간 가르쳐서 이제 손발이 맞는데 정치적 악재가 터질 때마다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납품업체에 일단 충분한 상황 설명을 해놨지만 당장 다음 대책이 바로 서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내 한 여성의류업체의 대표는 "직원들 모두 개성 현장에서 밝게 일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6년 이상 대북비방방송을 하지 않았는데 천안함 사태로 다시 판을 엎고 모든 게 예전으로 되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고 정치는 정치, 경제는 경제인만큼 개성공단이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강산 관광과 달리 개성공단은 입주기업들이 한둘이 아니고 한번 철수하면 다시 되돌려 입주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최악의 경우 철수를 하게 된다고 해도 실제 철수까지는 충분한 시간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