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썰물'로 외국계 운용사 고전
국내 펀드시장에서 골드만삭스, 프랭클린템플턴, 블랙록 등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이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들이 운용보수와 자산관리 수수료로 순익이 늘어난 반면 외국계 운용사들은 실적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력인 해외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이 난데다 비과세 혜택이 폐지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어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에 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골드만운용은 직전 회계연도에도 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블랙록자산운용과 얼라이언스번스틴은 각각 15억원, 10억원 적자를 냈고, JP모간자산운용(-10억원), 프랭클린템플턴운용(-4억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계를 포함해 자산운용업계 총 순익이 13.8% 늘어난 것과 크게 대비된다.
그나마 선방하고 있는 곳은 슈로더운용(순익 226억원)과 하나UBS운용(139억원), PCA운용(60억원) 등이다. 은행이나 보험사 등 든든한 계열사를 거느린 덕분이다. 특히 슈로더운용은 2년 전 '히트' 친 브릭스펀드 덕으로 버티고 있다는 것.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이 '이름값'을 못하는 이유는 주력으로 밀고 있는 해외펀드 부진 탓이다. 사실상 올해 말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는 데다 금융위기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해 투자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자산이 2조원은 돼야 100억원을 벌어 비용을 충당하는 데 외국계 운용사 중에서 2조원을 넘는 곳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공모 기준으로 골드만삭스운용은 1조3000억원에 불과하고 JP모간운용도 1조원을 겨우 넘는다.
그는 "운용자산은 많지 않은데 외국계 운용사 직원들의 연봉이 업계 평균 수준보다 1.5배 이상 높다"면서 "이 역시 적자를 내는 요인 중에 하나"라고 지적했다.
리츠펀드로 골치를 썩은 골드만삭스운용은 최근 임태섭 대표를 신규 선임하고 수탁고 늘리기에 돌입했다. 3분기에 펀드 신상품을 10개 이상 내놓겠다는 전략이지만 펀드시장 침체로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흑자를 내고 있는 외국계 운용사도 신규 투자를 거의 하고 있지 않고 프로모션도 중단해 판매사들의 인심을 잃었다"면서 "최근 들어 외국계에 몸담고 있는 매니저들이 국내사로 속속 자리를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