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설명 부족", 당국 "이해 부족"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자투리펀드' 공시를 두고 금융당국,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사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일부 운용사가 1개월 앞당겨 공시를 했다가 삭제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운용사는 대상 펀드, 공시 시점 등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는 주장이다. 반면 당국은 운용사의 이해 부족이라고 일축했다. 일각에선 공시 제도로 자투리펀드 청산이란 당초 목표를 거두기 쉽지 않을 거란 지적도 나온다.
1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금융투자협회 펀드공시 사이트를 통해 소규모 펀드 공시가 시작됐다.
KTB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푸르덴셜자산운용 등 15개 운용사가 322개 자투리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고 공개한 것. 설정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설정액이 50억원에 못 미치는 펀드를 알렸고, 일부는 향후 설정액을 늘리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하지만 이날 오후 4시에 공시가 삭제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금투협 관계자는 "운용사가 공시 시점과 대상 펀드 기준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공시를 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면서 "관련 사항을 공지해서 삭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자펀드 형태인 경우 모펀드 기준으로 50억원을 넘어서면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6월 13일 기준으로 펀드가 설립된 지 만 1년이 되는 펀드에 대해 알려야 하지만 1년을 넘어선 펀드는 1개월 유예 기간이 있다.
A운용사 관계자는 "모펀드 기준인지, 자펀드 기준인지 애매모호하고, 운용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달리 해석 할 여지가 있다"면서 "이에 대해 질의를 할 창구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금투협으로 분산돼 있어 설명이 조금씩 달라 혼선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B운용사 관계자는 "50억원 미만이어서 공시를 했다가 1개월 되기 하루 전에 50억원으로 늘어나면 공시를 안 해도 되고, 1개월에서 하루가 지나서 다시 빠져도 상관이 없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이 14일 나온 것도 업계의 불만거리다. 통상 새 제도 도입 1~2주전 나오는 데 이번엔 당일 나오는 바람에 충분히 대비를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업계의 질의가 잇따르자 금투협과 금융위는 오는 16일 모든 운용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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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관계자는 "준법 감시인을 대상으로 수개월 전부터 충분한 설명을 했지만 정작 실무자들의 이해가 부족했다"면서 "일부 운용사의 질문이 있어 기준을 명확히 설명했는데 정보 공유가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투리펀드 청산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지만 '갑'인 판매사가 투자자 반발을 우려해 청산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C운용사 관계자는 "결국 운용사의 공시 업무만 늘어날 뿐"이라면서 "당국이 정말 의지가 있다면 보다 규제력 있는 방법으로 자투리펀드를 없애는 방안을 내놨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