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거래 불가능, 외국인 독식 우려…기재부도 긍정 검토
우정사업본부가 차익거래시장의 위축을 막기 위해 증권거래세를 완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기획재정부도 대안을 찾겠다는 태도여서 향후 협의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기획재정부에게 올해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우정사업본부의 증권거래세(매도금액의 0.3%) 과세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증권거래세를 내면 주식 현·선물의 미세한 가격 차이를 노리는 차익거래를 사실상 시도할 수 없어 수익률이 떨어질 뿐 아니라 차익거래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기획재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은 환차익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보다 과감히 차익거래를 시도하면서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며 "유일한 비과세 국내 투자자인 우정사업본부마저 과세되면 전체 차익거래 시장이 외국인에게 쏠려 변동성을 키울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펀드와 연기금 과세 후 올해 주식시장의 차익거래 규모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44%가량 급감했고, 반면 외국인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9.0%에서 올 30일 현재 45.3%로 껑충 뛰었다.

연기금과 공·사모 펀드는 올해부터 증권거래세를 내고 있으나 지식경제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는 '국가·지차체가 주권 등을 양도 시 증권거래세 비과세한다'는 증권거래법 6조에 의거해 비과세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세제개편안에서 펀드와 연기금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우정사업본부도 과세 대상에 포함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차익거래시장의 위축과 외국인의 시장 장악에 대한 우려를 공감하고 있다"며 "세수확보와 동시에 시장 위축을 막을 대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수확보와 형평성을 중점에 둔 종전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셈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증권·자산운용사들과 세수 확보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차익거래도 가능한 수준의 세율을 파악해 기획재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14일까지 증권거래세와 관련한 협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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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투자협회도 기획재정부에 3가지 대안을 내놓았다. △프로그램 차익거래에 대해 종전처럼 비과세하거나 △차익거래만 하는 모(母)펀드를 만들어 비과세하고 다른 펀드들이 모펀드에 투자하는 구조 △차익거래펀드에 대해서만 증권거래세를 비과세하는 방안이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만약 모든 차익거래에 대해 세율을 낮춰주게 되면 차익거래의 활성화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줄여줄 뿐 아니라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