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고수가 전하는 '주식 먹튀' 피하는 법

증권 고수가 전하는 '주식 먹튀' 피하는 법

김부원 기자
2010.09.13 09:37

[머니위크]증권고수가 전하는 '잡아라 먹튀'/ 증시 먹튀

A기업은 한동안 주식이 거래도 되지 않고, 주가도 바닥권에 머물러 있던 코스닥 상장사다. 그런데 8월 말 갑자기 주식 매집 세력이 나타나더니 이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차트를 지켜보던 투자자들이 바닥권에서 튀어오르는 이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재료까지 생겼다. 9억원대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공시가 나온 것.

주가는 오르고 솔깃한 공시까지 나왔으니 공시가 나온 다음날 투자자들이 몰렸다. 장중에 주가는 최고 12% 올랐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이 돌연 대량으로 이 종목을 매도했고,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결국 이날 이 종목은 -8.6%로 마감했다.

하루 사이에 주가 등락률이 20%였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는 비유가 잘 들어맞는다. 뒤늦게 들어와 꼭지에서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봐야 했다. 사실 주식시장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종목을 예의주시했던 증권포털 유베스트원의 이종형 대표는 이 현상에 대해 이른바 '먹튀' 가능성을 제기했다. 바닥에서 사서 꼭지에서 파는 기본에 충실한 투자자들이 문제라는 얘기가 아니다. 사실 먹튀를 잘해야 주식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 아닌가?

다만 문제는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불확실한 재료를 퍼뜨리고 주가를 끌어올려 차익을 먹은 후 튀려고 작정한 불순한 세력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A기업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매집 세력들은 누구였을까

A기업이 먹튀라는 물증은 없다. 심증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유상증자가 실제로 실시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주식투자자들은 악의적인 먹튀에 당하지 않으려면 아무리 좋은 재료라도 한 번 정도 의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A기업에 일어났던 현상들은 종종 회사 경영에 밀접히 관여하는 특수관계인들이 주포들과 손잡으면서 발생하곤 한다"고 말했다. 즉 특수관계인과 주포들이 바닥권에서 주식을 매집한 후 루머를 뿌려 주가를 올리고, 적정한 선에서 물량을 털어버리고 빠져 나오는 식이다. 말 그대로 먹튀다.

이 대표는 "차트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재무제표를 살펴봤더니 엉망이었다"며 "유상증자 액수가 90억원도 아닌 9억원대라는 것도 형식적인 공시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진실은 바닥권에서부터 주식을 매수해 차익을 누린 투자자들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먹튀 종목의 특징을 바로 알자

사실 주식이란 누구나 사고 팔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먹튀라 해도 법에 접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만 먹튀에 의해 누군가는 피해를 입어야 하고, 그 피해자가 다수이다보니 먹튀 논란이 나오는 것이다.

결국 주식투자자 스스로 악의적인 먹튀에 뒤통수 맞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먹튀에 당하지 않으려면 우선 '먹튀 종목'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그 특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종목이다. 이유 없이 주가가 상승하다 불쑥 호재가 나온 후 주가가 급락하는 종목들은 악의적인 먹튀 세력들이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는 "단기 급등이 일어나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까지 돌게 하는 종목에는 섣불리 접근해선 안 된다"며 "단기 고수익의 함정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주가가 단기 급등하게 하는 단골 메뉴를 몇가지 꼽았다. M&A(인수합병), 경영권 분쟁 및 변동,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특수·특정인 투자설, 우회상장설, 특정 기업의 투자, 외국계 자본 유입설 등이다.

◆먹튀는 기억에서 쉽게 떠난다

안타까운 점은 먹튀 논란은 투자자들의 기억에서 쉽게 잊혀진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악의적인 먹튀들이 주식시장에 계속 출현하고, 또 이들에게 당하는 피해자도 끊임없이 생기는 것이다.

이 대표는 먹튀 논란이 금세 수그러드는 첫번째 이유로 "무엇보다 해당 기업의 주주들이 쉬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주가 추가하락을 우려해 더 이상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현실적으로 소송도 어렵기 때문에 일단 감추는 게 급선무다.

또 다른 이유는 피해 당사자만의 이야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 피해가 확산되는 것도 아니므로 생각보다 사회적 파장이 크진 않다는 얘기다.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먹튀라 해도 법적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단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종형 대표가 보는 가수 비 '먹튀 논란'

최근 먹튀 논란의 중심에는 정지훈(가수 비) 씨가 있다. 얼마 전 정씨는 자신이 소속된 기획사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이하 제이튠)의 주식을 팔아치웠고, 제이튠의 주가는 급락했다. '가수 비'를 보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크게 반발했고, 투자자들에게 정씨는 먹튀로 낙인 찍혔다.

이 문제를 이종형 대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결론은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 다만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먹튀라는 오명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한 첫번째 이유는 정 씨가 스톡옵션을 받아 투자했을 때 직접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정 씨가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기대했을 뿐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정씨는 가수일 뿐이지, 주식이나 기업 경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이 대표는 "그렇다면 정씨가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을 어떻게 생각했겠냐고 따질 수 있겠지만, 그것은 주변에서 지인들이 코치해 주면 그만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장내 매도한다고 공시를 냈다는 점에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또 주가가 가장 높은 꼭지에서 매도한 게 아니라, 정씨 역시 주가가 떨어졌을 때 매도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투자자가 더 이상 손실을 입지 않기 위해 매도했다는 데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라며 이 대표는 반문했다.

다만 이 대표 역시 정씨의 주식 전량 매도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가수 비가 없으면 제이튠의 미래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정씨가 매도 후에라도 언젠가 다시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내비치길 바랐을 지 모른다"며 "하지만 이미 그것도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덧붙였다.

즉 정씨가 주식을 매도한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얘기다. 다만 그가 대중들에게 알려진 인물이고 보유하고 있던 물량이 많다는 점, 그리고 그를 보고 투자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논란과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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