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카페공화국/ 사내 카페
평일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오피스 빌딩이 밀집해 있는 강남이나 여의도, 시청 인근에서 매일 같이 벌어지는 풍경이 있다. 커피전문점 카운터에서 커피를 주문하려는 젊은 샐러리맨의 긴 줄이 그것이다.
행여나 커피를 주문했다고 해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또 한번 눈치 싸움을 벌여야 한다. 빽빽하고 불편한 자리에 앉아서 시간을 죽이느니 차라리 테이크아웃을 선택하는 직장인도 많다.
하지만 이런 고민에서 '해방'된 직장인도 있다. 사내에 웬만한 커피전문점과 견주어도 절대 밀리지 않는 카페테리아가 있는 것이다. 공간은 널찍하고 가격은 저렴하니 금상첨화다. 고객 면담이나 부서 내 회의장소로도 그만이다. 사내 카페테리아로 인기 있는 기업들을 둘러본다.
◆카페의 대명사 역시 '다음'
남산 1호터널을 지나 한남대교 방면으로 달리다 보면 이전에 보지 못했던 독특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용산구 한남동 714번지에 위치한다음(48,400원 ▼50 -0.1%)커뮤니케이션 한남오피스다. 이 건물은 외벽 전체를 LED 커튼윌로 시공해 화려함을 더했다.
화려한 외관 외에도 다른 회사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화려한 장소가 있다. 건물 4~5층에 자리한 카페테리아다. 한남동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과 세련되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공간에서 제공되는 음료는 모두 20여가지. 스타벅스 커피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맛있는 커피의 가격은 불과 300원이다.
커피전문점의 가격에 10분의 1도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돈을 받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커피 가격을 귀한 곳에 쓰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음료비는 제3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짓는 ‘지구촌 희망학교’ 건축기금으로 모두 쓰인다. 직원들의 열렬한 호응 속에 각 지점에서 돈을 모아 전달한 것이 벌써 5년째다.
2006년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2007년 네팔, 2008년 방글라데시, 2009년 베트남에 이어 다섯 번째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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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테리아의 분위기는 다음이 표방하는 ‘상상과 도전’에 걸맞게 자유롭게 설계됐다. 때문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동료들과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토론함으로써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CEO에서부터 일반 사원까지 직급이 없이 ‘님’으로 불리는 다음의 오픈 커뮤니케이션 문화도 카페테리아에 잘 어울린다. 심지어 카페테리아로 지정된 4·5층 외에도 사무 공간 곳곳에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다음이 아니라면 시도하기 힘든 실험이다.
정지은 기업커뮤니케이션팀장은 "카페테리아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직원간 대면 커뮤니케이션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온라인 기업의 특성상 모든 업무와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져 대면 접촉이 많지 않은데, 이러한 온라인 기업의 보완재 역할을 카페테리아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음에는 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설레는 도서관’, 직원들이 신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다양한 게임기가 준비된 ‘게임룸’, 한남동 풍경을 바라보며 피로를 풀 수 있는 ‘안마룸’, 여성전용 휴식공간 ‘아씨방’ 등이 마련돼 있다.

◆회의 시간이 즐거운 'SK커뮤니케이션즈'
SK커뮤니케이션즈 서대문 본사 직원들은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회의를 할 때면 3층으로 자리를 옮긴다. 2007년에 문을 연 카페테리아에서 회의를 하기 위해서다.
SK컴즈가 사내 카페테리아에 회의실을 만든 것은 자칫 딱딱하기 쉬운 회의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회의실 이름도 석류방, 블루베리방, 멜론방 등 테마와 색상이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안현수 사원은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와 함께 동료들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하게 되면 기분도 전환되고 업무효율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카페테리아는 여느 카페 못지않은 공간에 다양한 종류의 음료까지 구비돼 휴식은 물론, 가벼운 미팅 장소로도 널리 이용된다. 카페테리아와 함께 있는 게임방, 수면실도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다.
카페테리아는 직원들의 심야 휴식처로 애용되기도 한다. 지난해 초 SK컴즈가 새롭게 내놓은 뉴 네이트를 준비할 때는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밤샘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이런 경우 카페테리아가 밤샘 직원들을 지원하는 메카 역할을 한다.
◆창구를 카페로 꾸민 토마토저축은행
토마토저축은행은 영업점 창구를 고급 카페처럼 꾸몄다. 영업점 창구를 활용한 카페다 보니 직원 복지뿐 아니라 고객과의 접점으로 카페테리아를 활용한다.
카페테리아의 또 다른 특징은 로비매니저가 있다는 것이다. 커피, 주스, 차 등 단순 음료 서비스지만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를 위해 별도의 매니저를 뒀다.
고객 눈높이에서 시작된 창구의 카페화는 실적으로도 연결된다. 최근 분당지점의 경우 저축은행에서 처음으로 수신고 93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임완상 분당지점장은 “기존의 은행 객장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카페형 콘셉트의 고객 대기공간을 마련했다”면서 “쾌적하고 품격 있는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릉지점의 카페테리아는 카페라기보다 스카이라운지에 가깝다. 13층에 위치한 예금·리테일 금융창구를 스카이라운지 형태로 리모델링했다. 특히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상담창구는 큐브 타입으로 설계했으며, 입구에 위치한 바에서 로비매니저의 상담과 음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