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이미 등재 효과 미미, 2014년 특허만료 제품 유럽 일본이 상당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으로 의약품의 허가-특허 연계조항 적용을 협정 발효 후 3년 뒤로 연기하기로 합의했지만 실효성 논란이 여전하다.
허가-특허 연계조항 연기는 한미FTA 추가협상으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낸 분야로 꼽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생색내기'용 성과에 그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일부 국내 제약사들이 향후 7~8년 동안 특허가 만료될 주요 의약품에 대한 제네릭(복제약) 허가를 이미 마친 상태여서 허가-특허 연계조항 적용의 실효성이 미미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반면 정부 측은 국내 제약업계가 제도시행에 대비할 시간을 벌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은 지난 2007년 처음 한미FTA 협정이 타결된 이후 제네릭의 허가와 보험등재에 주력해 왔다. 특허권 존속여부와 관계없이 식약청으로부터 품목허가 된 제네릭(개량신약 포함)을 보험 급여목록에 등재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2020년에 특허가 끝나는 일부 의약품에 대해서도 제네릭 보험등재가 이뤄진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허가-특허 연계조항과 상관없이 오리지널의약품의 특허만료와 동시에 시장에 제네릭을 내놓을 수 있게 된다.
특히 매출규모가 큰 오리지널의약품의 경우 제네릭에 대한 품목허가와 급여등재가 이미 상당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릭의 약가등재를 맡고 있는 심평원 관계자는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제네릭은 제품출시를 하지 않더라도 급여목록 등재가 가능하다"며 "2020년 특허가 만료될 의약품 중 일부에 대해서 국내 제약사들이 급여목록 등재를 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특허-허가 연계제도는 국내에 도입되더라도 상당기간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제네릭의 허가를 신청할 때 신청사실을 허가 신청자가 특허권자에게 통보하고 통보받은 특허권자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 특허소송이 해결될 때까지 허가권자가 허가를 금지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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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우리 정부가 허가를 내준 제네릭은 허가-특허 연계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복지부 관계자는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이미 허가를 내준 제네릭의 허가를 취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한미FTA 발효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개별 기업간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의약품 중 특허가 만료될 의약품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이번 협상의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2014년까지 일라이릴리, MSD, 화이자의 의약품 중 일부의 특허가 만료되지만 이들 의약품의 국내 매출 규모는 크지 않다. 2014년까지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들은 대부분은 유럽과 일본 국적 제약사들의 의약품이다.
다만 복지부는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종전 18개월에서 36개월로 유예됨에 따라 국내제약사들의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3년간 유예기간을 얻게 됨에 따라 국내 제약산업의 제네릭 출시 지연에 따른 피해액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국내 제약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준비기간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7년 한-미 FTA 경제적 효과에 대한 11개 국책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허가-특허 연계로 인해 제네릭 의약품 시판이 9개월 지연될 경우 국내 제약업계의 매출이 연간 367억~794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한미 FTA 추가협상에서 의약품의 허가-특허 연계 의무를 기존 '1년6개월간 분쟁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허가-특허 연계 규정의 적용을 3년간 유예'하기로 변경했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