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도 급등 '물가불안' 부채질

원자재값도 급등 '물가불안' 부채질

원종태 기자
2011.01.11 09:30

# "국제 원자재 값을 보면, 국내 물가 불안은 이제 시작입니다."

CJ제일제당 곡물전략팀 송정호 부장은 연초부터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곡물가격이 워낙 많이 올라 원당과 원맥의 '구매 의사 결정'이 쉽지 않아서다.

국제 시세가 매일 요동치는 것도 구매금액(1회)을 수만 달러이상 바꿔놓기 일쑤다. 그는 "설탕·밀가루의 주 재료인 원당·원맥은 제조원가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며 "언제, 어떤 가격에 재료를 구입하느냐가 수익률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원당과 원맥을 제때 구입하지 않으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수도 있다. 제당·제분업계는 3~4개월 어치이상 주 재료를 확보하는데 최근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더 심각한 것은 앞으로 상황이다. 송 부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원자재 값이 더 뛸 가능성이 있다"며 "곡물 가격 강세→식음료 제품 가격 불안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10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물가 상승의 진앙지로 꼽히는 국제 원자재시장이 올해도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원맥과 원당, 옥수수, 콩, 커피 등 원자재 값이 지금보다 더 오르면 이를 바탕으로 하는 제품 가격은 다시 들썩거릴 수밖에 없다. 물가가 안정되려면 국제 원자재 가격부터 수그러져야 하는데 상황은 정반대다.

◇원자재 값 급등..물가 불안 더 부추겨=식음료업체에서 원자재 수입을 맡고 있는 구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값이 앞으로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식음료업체들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원맥과 원당, 콩, 커피, 옥수수 등 주 원료를 구매한다.

구매 전문가들은 "올해도 원당과 원맥 등은 주요 곡물은 전 세계적으로 수 백만톤 이상 부족할 것"이라며 "상반기 내내 가격이 더욱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제분업체 동아원은 이 때문에 원맥 일종인 '백맥'(과자용) 재고물량을 올 들어 계속 늘리고 있다. 동아원 구매팀 윤재홍 차장은 "백맥 국제시세는 올해 계속 우상향 흐름이 예상된다"며 "최소 4개월어치 이상 재고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동서식품은 반대로 커피 원두 재고물량을 대폭 줄였다. 대신 구매 주기를 짧게 가져가며 시세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원두 가격이 저렴할 때는 4개월 어치 재고를 확보했지만 최근에는 2∼3개월 어치로 줄이며 조금씩 자주 사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값, 수급 불균형으로 강세 예고=국제 원자재 값 시세는 또다시 강세를 예고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수확한 호주 밀 가운데 백맥 품종 수확량은 50% 줄어 가격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 오는 2~3월 미국과 캐나다 날씨에 이상 기후가 없어야 4월이후 수확하는 동맥 수확량도 타격을 안 받게 된다.

원당 국제 시세도 4월 브라질산 수확량이 1차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후 하반기에는 인도와 호주 수확이 본격화하기 때문에 최대 변수를 맞는다.

커피 가격은 올해도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주 생산지인 콜럼비아의 이상 기후와 커피 농장 재정비 등으로 원두 부족 현상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엘리뇨와 라니냐 등 이상 기후에 따른 수확량 감소가 예전보다 한결 심각한 상황"이라며 "반면 국가간 곡물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고 밝혔다.

여기에 투기세력까지 가세하며 원자재 값은 좀처럼 꺾일 조짐이 안 보인다. 대신증권 채현기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전 세계 곡물 생산량과 재고량이 지난해보다 더 줄어드는데다 투기세력까지 가세하며 원자재 가격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올해 원자재 값 상승을 제품 가격 인상으로 상쇄하지 못한 일부 식음료기업은 실적이 예상보다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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