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금리인상, 가계 빚부담 현실화?

'깜짝' 금리인상, 가계 빚부담 현실화?

오상헌 기자
2011.01.13 13:26

가계부채 770조, 대출이자 부담커져… 정부 "거시정책 동원 연착륙방안 마련"

한국 경제의 잠재 위험 요인인 가계부채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3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깜짝인상' 카드를 꺼내들면서다.

장기간 지속돼 온 초저금리로 가계대출은 크게 불어나 기준금리가 오르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은행 등에서 빌린 대출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화당국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결정엔 '물가불안' 우려와 함께 가계부채 급증세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가계 빚 상환부담이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거시정책 수단을 동원한 종합대책을 오는 3월 말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선 지난 해 3/4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계대출+판매신용)가 약 7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347조원으로 가계대출의 48%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해 12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 수준인 379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12월 증가폭은 4조9000억원으로 지난 2006년 11월(5조1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지난 해 하반기 정부의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 이후 대출 증가세가 확연하다.

단순 계산으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전체 가계의 이자 부담은 7조7000억원 증가한다. 주택담보대출 이자도 3조8000억원 가량 늘어나는 셈이 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을 경고했다.

은행업계 등 금융권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채권금리 흐름을 감안해 대출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추가 금리인상 여부가 관건"이라며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경우 서민가계 등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미칠 가계부문의 빚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되면 가계부채의 잠재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계획의 최우선 과제로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를 꼽은 데 이어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오는 3월 말 거시정책 수단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지난 1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규모에 비해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이라며 "시중 유동성이나 가계 자금 사정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가계 부채 연착륙을 위해 거시 정책수단을 포함한 종합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관 합동 TF는 전날 열린 첫 회의에서 △가계부채 규모·증가속도 분석 및 대응 △가계 채무상환 능력 제고 방안 △가계대출 건전성 강화 방안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 등을 4대 검토 과제로 정했다.

금융권에선 이날 한은의 '깜짝 금리인상'이 가계부채 급증 추세를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거시정책' 수단 동원 움직임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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