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다수가 위법 의견, 시민단체 보건단체 등 "눈치보지 말라" 경고도 무시
법조계 대다수가 을지병원의 연합뉴스TV 출자를 의료법 위반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가 '의료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복지부는 20일 '의료법인 을지병원의 방송사업 주식지분소유 관련 방송통신위원회의 질의에 대한 회신'에서 "의료법인이 자산운영을 위한 목적으로 다른 법인에 대해 출자(주식지분 소유)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방송사업에 출자한 것만으로 의료법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려움"이라는 답변을 보냈다.
복지부는 2명의 자문변호사를 통해 얻은 이 같은 유권해석을 방통위에 보냈으나 법조계 전반의 의견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본지가 지난 5일부터 나흘간 23명의 의료전문변호사들에게 의견을 취합한 결과, 90%가 의료법 위반이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을지병원의 방송출자가 의료법 위반이라는 의견을 낸 변호사들은 "이번에 을지병원의 보도채널 출자가 허용된다면 의료법에서 규정한 영리행위 금지조항 등 법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복지부는 또 이날 유권해석에서 "방송사업자 주식지분을 소유한 것만으로 그 사업을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방송사업에 출자한 행위는 의료법 제 49조 1항에서 규정한 부대사업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조계는 이에 대해 세금혜택을 받는 비영리병원들이 강원랜드 주식 등 어떠한 종류의 사행산업에 1대 주주가 아닌 2대주주로 지분참여를 하더라도 이를 규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위험한 유권해석을 내놓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복지부는 앞으로 을지병원이 방송사업 주체가 되거나 직접 수행하는 경우에만 의료법인 설립취지 및 목적사업에 벗어난 것으로 의료법 제 49조에서 정한 부대사업 이외의 사업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복지부는 특히 법조계 다수, 의료·보건단체와 시민단체, 의료계 등이 이미 을지병원의 방송 출자가 위법하다는 의견을 적극 제시해왔으나 이를 모두 무시하고 단 2명의 변호사 자문을 받아 '적법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전날 "을지병원의 방송출자에 대해 위법하다는 것이 법조계 전문가들의 다수 의견"이라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이 자료 때문에 곤욕을 치른 뒤 하루만에 "위법하다는 의견을 낸 것은 아니다"는 해명자료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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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도 지난 11일 비영리법인인 의료기관의 방송 출자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보건복지부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의 눈치를 볼게 아니라 지금껏 해온 엄격한 해석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우 실장은 "의료기관이 (종합편성·보도채널에) 주요 주주로서 참여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비영리법인이 영리법인에 동업자로 참여하는 것을 막을 수 없게 된다"며 "출자를 허용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영리사업을 엄격히 제한한) 원칙을 꺾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을지병원의 연합뉴스TV 출자와 관련해 "의료법인의 방송사업 출자 허용은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연합뉴스 컨소시엄에 을지병원이 출자한 것은 비영리법인 설립 목적에 어긋나고 현행법에도 반한다는 점에서 명백히 위법"이라며 "이번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 결과를 그대로 용인한다면 앞으로 의료법인과 같은 비영리법인을 얼마든지 탈법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