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이제는 펀더멘털을 보라

[뉴욕전망]이제는 펀더멘털을 보라

권성희 기자
2011.01.24 16:50

지난주 뉴욕 증시는 다우지수가 8주 연속 강세를 이어가는데 성공한 반면 나스닥지수와 S&P500 지수는 8주만에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특히 나스닥지수가 한 주간 2.4% 하락해 낙폭이 컸다. S&P500 지수는 0.8% 약세를 보인데 그쳤다.

다우지수가 지난주 0.7% 강세로 마감할 수 있었던 것은 제너럴 일렉트릭(GE) 덕이 컸다. GE의 실적 호재와 최고경영자(CEO)인 제프리 이멜트의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선임이 다우지수 전체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유난히 실망스러운 실적이 많았던 금융주에 지난주 막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도 도움이 됐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60개다. 이 가운데 43개 기업의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오른 기업은 23개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깜짝 놀랄 정도로 예상을 대폭 웃도는 실적이 아닌 한 긍정적인 뉴스는 차익 실현의 기회로 이용됐다. 이런 현상은 특히 기술주에서 두드러졌다. 애플과 구글은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정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에 직면해야 했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실적은 괜찮게 나오고 있지만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 상태인 때문에 일정 정도의 숨고르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조정 분위기는 이번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경제도 회복세가 뚜렷한 만큼 큰 폭의 하락은 없을 전망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한 가지 현상은 다른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대폭 줄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최근의 금융시장은 더 이상 탐욕과 공포의 줄다리기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재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펀더멘털이 가격 등락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위험자산/안전자산의 일률적인 등식이 깨지면서 각 자산간 상관관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주식과 달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주식은 위험자산, 달러는 전형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무라의 외환전략가인 젠스 노드비크에 따르면 최근 S&P500 지수와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 가치인 인덱스간 상관계수는 0.1 수준에 불과하다.

S&P500 지수와 달러 인덱스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10%에 불과해 사실상 거의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각 자산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상관계수가 1, 언제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상관계수가 -1이 된다. 지난해 가을만 해도 S&P500 지수와 달러 인덱스가 상관계수는 자주 -1을 나타내며 뚜렷한 역관계를 보였다.

주식과 달러간의 역관계가 깨지고 있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더 이상 달러를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된 만큼 달러도 위험에 대한 도피처가 아닌 자체적인 펀더멘털을 파악해 투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원자재도 위험자산이자 경기 회복 수혜주로 주식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지만 최근엔 자체 수급 요인이 더 주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농산물 가격을 이끄는 것은 수급 불균형이라는 펀더멘털 요인이다.

올해는 이처럼 각 자산의 가격 움직임에서 위험 수준보다 수급과 내재가치라는 펀더멘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어느 때보다 기본 분석이 중요해진다는 의미도 된다.

이머징마켓과 선진국 시장에 대한 차별화된 접근도 중요하다. 이머징마켓은 이미 긴축에 들어서 경기 사이클의 후반기에 접어든 반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아직도 경기가 본격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 못했다. 선진국은 인플레이션 위험만 거세지 않는다면 빨라야 올 하반기부터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화정책에서 이머징마켓과 선진국 사이에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만큼 글로벌 증시의 디커플링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4일(현지시간)은 뉴욕 증시에서 예정된 경제지표 발표가 없다. 개장 전에 다우지수 편입종목인 맥도날드가 실적을 발표한다. 장 마감 후에는 역시 다우 편입 종목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기술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교통회사인 CSX가 실적을 공개한다.

오늘 아시아 증시는 중국이 다음주 춘제(음력 설)을 앞두고 현금 수요가 늘어난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며 주가가 하락했다.

중국국제투자공사(CICC)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졌다며 이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5.5%로 전망했다. 이는 전달의 4.6%보다 높고 28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의 5.1%도 넘는 수준이다.

CICC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9.5% 성장해 지난해보다 둔화되고 위안화는 7%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중국의 '21세기 비즈니스헤럴드'는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대해 지방정부에 대한 대출을 조절하라고 요구할 계획이라고 보도해 긴축 강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지난주 중국이 예상을 웃도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한 후 긴축 우려가 불거지며 글로벌 증시를 강타한 것처럼 이번에도 중국 변수가 뉴욕 증시를 움직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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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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