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시즌에 주식 투자는 기대 싸움이다.”(짐 크레이머, 펀드매니저 겸 방송 진행자)
뉴욕 증시가 20일(현지시간)까지 2일 연속 약세를 이어가자 조정이 시작됐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예상을 뛰어넘거나 예상에 부합하는 분기 실적을 내놓고도 난타 당하는 주식이 적지 않자 “전형적으로 뉴스에 파는 양상”이라며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모두 매도를 당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모간스탠리의 경우 1년 전보다 더 늘어난 실적이 시장 예상치마저 웃돌자 20일 거래에서 4% 이상 급등했다. 그렇다면 어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컨센서스가 아니라 기대치가 중요
짐 크레이머는 ‘기대’라고 한 마디로 정리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해 하락했고 IBM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이 기대마저 넘어서며 투자자들의 환호를 받았다는 것이다.
20일 증시에서 예상에 부합하는 실적과 실적 전망을 제시하고도 20% 폭락했던 네트워킹 업체 F5네트웍스 역시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를 맞추는데 실패해 대량 매도 공세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시장의 기대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투자자들은 현 지수대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일까. 현재 상황에서 상승 기대감이 높지 않다면 차익 실현의 욕구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긴축 우려를 빌미로 미국, 유럽에 이어 아시아 증시까지 하락세를 보이는 현재로선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것 이상의 재료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잠시 동안의 숨 고르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21일 뉴욕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종목은 구글이다.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과 함께 경영진의 변화도 함께 발표했다. 일단 시간외거래에서는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1% 이상 올랐다. 하지만 이런 강세를 21일 정규거래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구글, 조정의 중심에 있는 기술주를 구할까
최근 조정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매도 공세가 기술주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거래에서 아마존은 2.6% 하락했고 애플은 1.8% 떨어지며 약세를 이어갔다. 구글이 이런 기술주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긴 역부족으로 보인다.
반도체회사인 AMD와 금융회사 캐피털원은 장 마감 후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간외거래에서 주가는 0.2%와 0.9%의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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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중에서는 이사진 4명이 퇴임하고 멕 휘트먼 전 이베이 최고경영자(CEO) 등 5명의 새 이사를 선임한 휴렛팩커드(HP)의 움직임도 관심을 끈다.
21일 개장 전에는 거물 기업 2곳이 실적을 발표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GE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전날 모간스탠리의 실적 효과에 1% 이상 올랐지만 시간외에서는 약보합을 나타냈다.
그동안 JP모간과 모간스탠리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넘는 실적을 발표한 반면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는 실망만 안겼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대한 투자자 반응에 따라 이번주 내내 약세를 보이다 모간스탠리 효과에 반짝 강세를 보였던 금융주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GE 역시 뱅크 오브 아메리카처럼 실적 발표 하루 전날인 20일 0.5% 강세를 보였다. GE는 매출액 399억2000만달러에 주당 0.32달러의 순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GE는 회장이자 최고경영자(GE)인 제프리 이멜트가 백악관 일자리-경쟁력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돼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종목이다. 일자리-경쟁력위원회는 폴 볼커가 위원장을 맡았던 경제회복자문위원회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개인 대 기관, 저가 매수 대 차익 실현의 줄다리기
특별한 경제일정이 없는 가운데 21일엔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뉴욕 증시가 약세를 이어간다면 7주 연속 상승세 기록은 깨지게 된다.
FBR캐피탈 마켓의 이사인 패트릭 보일은 1280까지 내려간 S&P500 지수가 1268선을 시험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일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상당히 좋은 실적을 내놓지 않는한 금융주는 다시 하락 압박을 느끼며 S&P500 지수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21일은 옵션만기일이지만 이로 인해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테그랄 데리버티브의 파트너인 키이스 고긴은 그간 만기일이 매우 평온하게 지나갔다고 지적했다.
한창 기대 싸움이 진행되는 현재, 수익률 기대를 높이며 약세 때 매수를 선택할 것인가, 추가로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판단에 차익 실현에 가담할 것인가. 뉴욕 증시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복귀 움직임이 감지되는 가운데 개인은 저가 매수를, 지난 4개월간 상승세를 이끌어온 기관 투자가들은 차익 실현에 몸을 맡기고 있다. 치열한 줄다리기의 결과가 궁금하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세를 이어가고 특히 지난해 이머징마켓에 비해 수익률이 저조했던 뉴욕 증시가 '키 맞추기'에 따라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