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추가 상승은 쉽지 않다. 뉴욕 증시의 기조가 여전한 강세이긴 하지만 상승 촉매가 없다. 이집트 정정 불안도 한 원인이지만 그 때문만은 아니다.
역사상 경제 외적인 사건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주 금요일 이집트 반정부 시위의 규모와 기간에 놀라 급락했던 뉴욕 증시가 바로 다음 거래일인 31일(현지시간) 상승세로 돌아선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경제 외적인 사건도 2종류가 있다. 하나는 2001년 9.11 테러 같은 사건이다. 쇼크는 엄청나지만 대개는 일회성 사건으로 마무리된다. 이런 사건에 대한 증시 반응은 단기 급락 후 급반등이다.
두번째는 이집트 시위 같은 사건이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지만 마지막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결과를 알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사건이 전개돼간다.
◆이집트 사태가 '위기' 국면으로 치닫게 되면?
현재 이집트 사태는 2번째 국면이다. 기승전결의 ‘승’ 또는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전개’ 국면이다. 증시에 좋은 전개는 기승전결이다. '승'의 다음 국면인 ‘전’에서 무바라크 대통령과 반정부 세력이 한숨 돌리며 타협의 가능성을 모색하다 평화적 정권 이양 등 안정적인 ‘결’을 맺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때로 시장이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과민 반응을 보일 수는 있어도 방향성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난주 금요일 글로벌 증시의 급락은 이집트 사태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촉발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는 '전개' 다음 국면으로 '위기'가 찾아온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강경 대응하며 시위가 더 격화되고 중동 다른 국가들까지 동요하는 상황이다. 이어 '절정'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며 결국 무라바크 정권이 실각하고 불안한 상황에서 반정부 세력이 새로운 정권을 구성하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이 경우 '위기'와 '절정' 국면에서 수에즈 운하가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 시위가 중동 다른 국가로 번질 수 있다는 걱정 등으로 시장의 불안정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때도 시위가 다른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된다면 이집트 사태가 근본적으로 시장의 강세 기조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독자들의 PICK!
클렌미드의 투자 전략 이사인 제이슨 프라이드는 "이집트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며 "조용히 해결될 수도 있지만 중동 불안을 조장하는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지난 25~30년간 이런 리스크와 동거해왔다"고 덧붙였다.
◆석유 부국은 여유만만..제3차 오일쇼크 가능성은 높지 않아
가장 최악의 사태는 이집트 사태가 중동 산유국 전체에 혼란을 야기해 석유 공급을 위협하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1978~1979년 이란혁명처럼 제3차 오일쇼크까지 발발하며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고 이집트 사태는 더 이상 '경제 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증시의 기조와 방향을 바꾸는 '경제 사건'이 된다.
현재 이집트 시위의 영향을 받아 동요할만한 인근 국가로는 ‘머제스티(MAJESTY)’가 꼽힌다. 모로코(M) 알제리(A) 요르단(J) 수단(S) 예멘(Y) 등이다.(폴 R. 라 모니카의 CNN머니 기고문, E와 T는 발음의 용이성 때문에 ‘머제스티’에 포함됐을 뿐 특정 국가의 이니셜은 아니다.) 이들 국가 중 알제리나 예멘은 산유국이지만 국제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반면 석유 부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나 아랍 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빈곤층의 생활고가 '머제스티' 국가들처럼 심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집트 사태가 이런 석유 부국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이집트 사태는 최악의 사태로 전개되지 않고 경제 외적인 사건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사태를 가정하며 급등한 유가도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당분간 상승 촉매 없어, 지지부진 흐름 이어질 듯
그렇다 해도 현재의 뉴욕 증시는 당분간 더 오르기 어렵다. 지금까지 경기 회복 기대감에 올라왔지만 이제는 회복의 정도를 경제지표로 확인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실적도 어닝 시즌이 반환점을 돌면서 상승 재료로써 영향력이 점차 줄고 있다.
그렇다고 조정이라고 할만한 조정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증시가 올 1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낙관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뉴욕 증시는 1월 고용지표가 나오는 이번주 금요일까지 등락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공산이 높다.
2월1일 오전 10시에는 전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하루 전날 발표된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지표인 시카고 PMI가 예상보다 좋게 나왔다. 같은 시간 지난해 12월 건설지출이 공개된다.
소비 경기를 보여주는 1월 자동차판매도 이날 발표된다. 에드먼즈닷컴은 1월 자동차 판매량이 17.3% 늘어난 81만6000대, 연율 1257만대로 성장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장 전에 석유회사 BP와 제약업체 화이자, UPS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노벨러스 시스템즈는 순익이 두 배 이상 늘어 시간외거래에서 4% 가까이 올랐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보스턴 사이언티픽, 브로드콤, 일렉트릭 아츠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코스피지수가 긴 휴장을 앞두고 반등에 성공했고 도쿄 닛케이도 실적 호재에 힘입어 0.4% 강세로 마감했다. 홍콩, 싱가포르, 중국 증시 모두 소폭 강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