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3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 증시가 강세 기조를 이어가는 반면 아시아 증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이머징마켓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되면서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자금을 빼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슈로더 싱가포르 사무소의 펀드매니저인 리 킹 푸이는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증시는 2.8%, 대만 증시는 1.9%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지수가 1.8%,즌홍콩 항셍지수가 0.7% 떨어졌다.
유독 중국 상하이지수만 아시아 주요 지수 가운데 1.6% 올랐다. 자동차주가 상승한 가운데 금리 인상으로 약세를 보였던 부동산 관련주에 저가 매수가 유입된 것이 도움이 됐다. 아시아 증시 가운데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일본은 닛케이지수가 0.1% 약세를 나타낸 반면 토픽스지수는 강세 마감했다.
싱가포르 DBS은행은 “지난 8일 중국의 금리 인상으로 11일 한국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경고음”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액션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코언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아시아 중앙은행들과 주식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제어 불가능한 수준으로 뛰는 것이 아닌가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 아시아 경제가 경기 과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얘기다. 주식시장이 경기를 선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가 과열 국면에 접어들면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기 시작한다. 결국 인플레이션 우려가 계속된다면 투자자들이 아시아 증시에 돈을 집어넣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 증시는 신고점 향해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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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올들어 수익률이 가장 좋다. 외국인 자금이 빠지며 하락하고 있는 아시아를 비롯한 주요 이머징마켓과 달리 나갔던 돈이 돌아오고 있다. 뉴욕 증시는 9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오른 반면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하락하며 혼조세를 보였지만 강세 기조가 살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미국의 중소형주들은 상당수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직전 수준은 물론 2007년 10월의 사상최고치까지 경신했다. 미국 상장기업 대다수를 포함하는 윌셔5000 지수 가운데 윌셔 중형주 지수와 소형주 지수는 2007년 10월 최고가보다 8%가 더 높은 상태다.
윌셔 대형주 지수만 2007년 10월 고점 대비 8%가 낮다. 하지만 S&P500 지수에 포함되는 시총 상위 500개 기업을 제외하면 윌셔 대형주 지수도 2007년 10월의 사상 최고가보다 4.3%가 높다. 초대형주로 구성된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2007년 10월에 기록했던 사상최고가 대비 15%가 낮은 상태다.
중소형주는 2007년 10월부터 시작된 침체장을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강세장 기록을 세운 셈이다. 이에 따라 대형주가 중소형주의 상승세를 따라잡으며 오래지 않아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도 2007년 10월 고점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경기 회복도 제 속도를 내고 있고 증시도 랠리를 이어가며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낙관론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있지만 쉽게 강세 기조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현지시간) 오전 8시30분에 주간실업수당 신청건수가 나온다. 1월 일자리 증가수가 실망스러웠던 만큼 최근의 고용 사정을 확인하기 위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10시에 지난해 12월 도매재고가 발표되고 오후 2시에는 1월 미국의 재정수지 상황이 공개된다. 재정적자가 미국의 큰 문제이긴 하지만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기술주의 날, 시스코 악재 VS 버라이즌의 애플 효과
10일 뉴욕 증시는 기술주의 날이다. 시스코 시스템즈가 전날 장 마감 후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을 내놓고 시간외거래에서 9% 급락한 여파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시스코 악재를 개별회사의 문제로 분리해 볼지, 다른 기술기업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확대 해석할지가 관건이다.
이날은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즈가 애플의 아이폰 판매를 공식적으로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애플 효과에 기대 버라이즌이 기술주의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개장 전에는 통신회사인 스프린트가 실적을 발표한다.
이외에 크래프트 푸즈와 펩시가 개장 전에 실적을 공개한다. 식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을 끈다.
오후 1시엔 16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이 있다. 제프리즈의 국채 전략가인 존 스피넬로는 전날 10년물 국채 입찰이 성공리에 끝난 것은 수익률이 3.665%로 결정돼 투자자들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페넬로는 30년물과 10년물과는 다르다”며 “10년물 국채 입찰 성공은 단기적인 투자자들의 반응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채권시장이 반등하긴 했지만 최근의 약세 기조에서 빠져나온 것인지 속단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