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에 빠진 글로벌 경제, Again 2008?

사면초가에 빠진 글로벌 경제, Again 2008?

권성희 기자
2011.03.11 19:13

[日 대지진](상보)중동 정정 불안, 유럽 재정위기, 중국 긴축 우려에 일본 쓰나미까지

일본에서 발생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 아시아 증시를 강타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로 번진 중동 지역 반정부 시위와 날로 악화되는 유럽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 리스크 등 이미 삼각 악재에 둘러싸인 세계 경제에 일본의 자연재해라는 쓰나미까지 덮쳤다.

일본 증시는 11일 마감 14분을 남겨 놓고 발생한 8.8규모의 강진으로 폭락했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14분 동안 100포인트가 일직선으로 쭉 미끄러졌다. 사우디 동부 지역에서 소수 시아파 주도의 시위가 발생했다는 소식과 간 나오토 총리가 재일 한국인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뉴스에 이미 약세를 보이던 일본 증시에 강진이 결정타를 날렸다.

이날 닛케이 평균주가는 79.95포인트, 1.72% 하락한 1만254.43으로 마감하며 5주래 최저치로 내려갔다. 토픽스지수도 1.7% 급락하며 915.51로 거래를 마쳤다. MS&AD 보험그룹이 3.2% 급락했고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어드밴티스트가 3.6%, 혼다차가 2.7%, 소니가 2.2% 하락했다.

일본 OSK증권의 기관 담당 이사인 앤드류 설리번은 “이번 강진과 쓰나미의 피해가 어느 정도일지 지금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며 “쓰나미로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우려되며 특히 보험주는 폭락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국채는 지진 발생 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급등했다. 이에따라 10년물 일본 국채 수익률은 0.03%포인트 떨어진 1.27%를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은 올랐다가(엔화 약세)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는데다 엔화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동 정정 불안과 유럽 부채 문제로 이미 약해져 있던 아시아 증시는 일본의 강진 발생 소식에 낙폭을 확대했다. 한국 코스피지수가 1.3%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가 1.6%, 싱가포르 스트레이트 타임즈(ST) 지수가 1.0%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도 0.8% 내려갔다. 일본 강진 영향으로 쓰나미 경고를 받은 대만은 일본에서 강진이 발생하기 전에 증시가 마감한 덕분에 낙폭이 0.9%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일본 강진 발생 전에 이미 글로벌 경제와 증시는 삼각파도에 직면해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었다. 세계 최대의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마저 소수 시아파가 시위 확산을 촉구하며 균열을 보이고 있는데다 리비아에서는 정부군과 반정부군 사이에 석유 생산시설을 뺏고 빼앗기는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잠시 가라앉은 듯했던 유럽의 재정위기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다시 고조되고 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는 포르투갈은 국채 수요가 점점 줄며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포르투갈이 언제까지 높은 이자를 지급하며 버틸 수 있을지 투자자들은 의심하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스페인 은행권의 자본 부족분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다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스페인 정부는 무디스가 추정한 자본 부족분이 터무니 없다며 즉각 반발했지만 채권 투자자들은 스페인 정부의 말을 믿지 못하고 있다.

중국 긴축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도 흔들리고 있다. 2월 무역수지가 11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선데 대해 중국 정부의 긴축이 연착륙이 아니라 경착륙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긴축 우려로 이번주 구리와 아연 등 산업용 원자재 가격은 10% 가까이 급락했고 호주의 리오틴토와 브라질의 발리 등 원자재 생산업체 주가도 폭락했다.

중동과 유럽, 중국에서 고조되는 삼각 리스크에 이어 일본에서 발생한 자연재해가 어느 정도 피해를 유발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경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글로벌 경제는 지난 2008년에도 호조세를 보이다 유가 급등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며 주춤했고 이어 리먼 브러더스 파산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리스크를 만나 급격하게 꺾이며 침체로 빠져들었다. 회복세를 타고 있는 세계 경제가 연달아 터지는 대형 악재에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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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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