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주식, '18'이라 쓰고 '가보'라 읽는다

망할 주식, '18'이라 쓰고 '가보'라 읽는다

최명용 기자
2011.04.26 10:42

[최명용의씨크릿머니]

25일 코스피지수는 18.18 포인트 오른 2216.00에 장을 마쳤다. 지수 2200시대가 열렸다.

상승폭을 나타내는 숫자가 절묘했다. 하필이면 '18'이 두개 들어가는 숫자를 보여줬다. 2200시대에 소외받은 개미 투자자들을 위한 위로는 아니었을까. 2200시대라도 개미 투자자들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대형주만 오르니 중소형주만 매매하다 속 쓰린 개미투자자들이 많다. 시원하게 '욕' 한마디 하고 속을 달래라는 뜻 같다.

숫자 놀음인 주식 시장엔 숫자들의 숨은 의미가 종종 발견된다. 주가가 내리막을 걷는 종목 호가창엔 '18'이 연속해서 뜨기도 한다. 18주씩 연속적으로 매수 또는 매도 주문을 내 누군가에게 욕을 던진다. '4'주씩, '28'주씩 연속으로 주문을 넣기도 한다.

개미들만 숫자 놀음을 하는 것은 아니다. 조 단위의 대형 거래에서도 숫자에 뜻을 담는다. 간절한 염원이 숫자에 녹아 있다.

지난 2007년 신한금융지주는 LG카드를 인수했다. 신한지주는 LG카드 지분 1억747만7321주(85.7%)를 7조원이 넘는 돈을 주고 인수했다. 신한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적어낸 금액은 주당 6만8410원이었다.

계산의 편의성을 위해 7만원 혹은 6만5000원으로 끊어 적는 게 좋지만 10원 단위까지 가격을 적었다. 각 단위의 숫자를 더하면 '9'로 끝난다. 노름판에서 가장 끗발이 높은 아홉끗, 일본어 속칭 '가보'를 만들려는 뜻이 숨어있다.

금호그룹이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에도 숫자가 절묘했다. 금호그룹은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대우건설 지분 2억4466만주(72.1%)를 6조4255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인수 대금은 2만6262원이었다. 우선협상자 선정을 위해 제시한 값은 주당 2만7270원이었다고 한다. 채무 조정으로 인수 대금은 다소 줄었다.

우선협상 과정에선 '아홉끗', 실제 인수대금은 '여덟끗'으로 숫자를 맞췄다. 한 끗이 줄어서 일까.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말았다.

18.18포인트 상승한 코스피 지수를 보면서 '욕'이나 한번 할까. 아니면 '아홉끗', '가보'로 읽고 희망을 갖는 게 좋을까. 기왕이면 후자가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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