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과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사건에 뒤이어 오는 9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월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괜찮게 발표됐지만 하반기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어 FOMC를 계기로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에 종료된 QE2가 과연 경기 부양에 효과가 있었는지 논란이 많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양적완화가 주식시장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세계 주요 자산 운용자들을 인터뷰해 QE3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했다.
◆"사실상 경기 위축 단계, QE3 추진해야"
크레디트 스위스의 수석 투자자문가인 로버트 파커는 "QE3가 실제로 시행될 수 있느냐 논란이 많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QE3를 발표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런던에 위치한 헤지펀드 CQS의 마이클 힌체는 "QE3가 추진될 것으로 믿는다"며 "왜냐하면 FRB는 추가 양적완화 외에 다른 정책 수단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QE3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올 1분기 0.8%로 1%도 넘지 못했으며 많은 전문가들이 하반기 경제성장률도 2%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랙락의 채권 대표인 피터 피셔는 "올들어 극도로 둔화된 성장세를 감안할 때 미국은 현재 침체의 부정적 충격에서 단 한 걸음 떨어져 있을 뿐이며 미국이 이미 침체에 빠졌다는 사실을 확인하는데 단 하나의 경제지표 수정치만 있으면 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피셔는 FRB가 "국채 매입을 늘려 대차대조표를 확대하든지 좀더 목표 지향적인 신용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해" 경기 부양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FRB가 한 분기 이상 경기 위축의 위험이 커졌다고 전망한다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QE3 시작하면 또 상품가 인플레..다른 방법 쓸 것"
레그 메이슨 캐피탈의 수석 투자 책임자(CIO)인 빌 밀러는 "QE3와 관련한 이슈 하나는 상품가격 인플레이션이 또 다시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추가 유동성의 경기 부양 효과를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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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가와 식품가, 귀금속 가격이 다시 오른다면 부정적 추세가 강화되면서 신뢰과 소비 지출이 하락할 것"이라며 FRB가 전면적인 양적완화를 다시 들고 나오기보다 금리 인상이 멀었다는 신호를 반복해 내보내는 방식으로 경기 부양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실제로 2002년 연설에서 디플레이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며 중앙은행이 제로 금리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거나 30년물 같은 장기 국채의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는 방법을 언급했다.
밀러는 FRB가 장기 국채의 목표 수익률을 고정시키는 방법 역시 장기 국채를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이 경우 단기 국채를 매도해 FRB의 전체 대차대조표는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회장인 짐 오닐은 인플레이션 하락과 QE3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연결시켰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경제지표가 최근처럼 둔화세를 계속한다면 FRB가 QE3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FRB가 지금은 일단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증거를 더 많이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10년물 수익률 2.5%, QE3 목표가 뭔가"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 교수는 "QE3는 매우 좋은 생각"이라면서도 "QE3를 추진하려면 FRB가 QE3를 통해 무엇을 하려 하는지 밝히고 향후 수년간 목표 인플레이션율이 4~6%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채가 과도한 미국 경제에 높은 인플레이션율은 사실상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고프는 그러나 "QE3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QE3가 주식과 상품 가격을 끌어올리겠지만 급격하게 부양하는 효과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CQS의 힌체는 "장기적으로 과잉 유동성은 위험자산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QE3의 효능을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QE2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FRB의 전 멤버이자 현재 야데니 리서치의 대표인 에드 야데니는 FRB가 QE2를 추진하면서 대부분의 총탄을 썼다고 지적했다.
그는 "QE3의 목표가 뭔가"라며 "국채수익률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라면 이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QE3를 추진하든 하지 않든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필요한 것은 유럽 당국의 행동이라는 지적도 있다.
레그 메이슨의 밀러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현재의 "터무니 없는" 수준인 1.5%의 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FRB가 합리적인 대책을 내놓으면 무엇이든 도움이야 되겠지만 지금 핵심은 FRB가 뭘 하느냐가 아니라 유럽"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현재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대서양 양안의 미국과 유럽 지도자들이 모두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야데니는 이 결과 확실한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은 금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이 정부의 신뢰를 재는 잣대"라며 "금값이 사상최고라는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사상 최저라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