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로 시세·투자대상 판단 말라

전세가율로 시세·투자대상 판단 말라

이건희 기자
2011.08.27 09:06

[머니위크 커버]미친 전셋값/전세가율 높으면 집값 오를까?

전국적으로는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가가 꾸준히 동시에 오르고 있다.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KB국민은행 부동산)는 7월에 전월비 0.6%, 전년동월비 8.4% 상승했고, 전세가격지수는 전월비 1.0%, 전년동월비 15.5% 상승했다. 반면에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분기까지 소폭 오르다가 2분기에 하락 전환하여 7월에는 전월비 -0.1%, 전년동월비 -1.0% 하락했다.

매매가의 하락과는 다르게 전세가는 올라서 전세가격지수는 전월비 1.1%, 전년동월비로는 12.1%나 올랐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높은 상태에서 미래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줄어들어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짐에 따라 실수요가 매매보다는 전세로 몰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이와 같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매가는 내리면서 전세가는 오르는 현상에 의해 매매가격대비 전세가격 비율(이하 전세가율)이 올라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7월에 48%를 기록하여 금융위기가 절정이던 2008년 12월의 38.7%, 1년전의 42.3%에 비하여 상당히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 상승추세는 2009년 2월 이후 29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전세가가 높아지는 것은 아파트 구입의 잠재수요인 실거주 수요가 늘어난다는 증거이고, 전세가율이 상승하면 전세보증금 지불하고 사는 대신에 구입하여 내집으로 살기 위해 추가로 부담할 돈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또한 투자목적으로도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구입하면 자기자본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자금 부담이 적다. 이런 점만 바라본다면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실거주수요가 많으면서 투자수요도 늘어나기 유리하기 때문에 매매가 상승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2008년 7월31일~2011년 7월31일)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는 2.81% 내리면서도 전세가율이 60%인 아파트의 매매가는 18.71%나 올랐고 전세가율이 50%대인 아파트도 5.52% 올랐다.(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 집계). 반면에 전세가율 40%대와 30%대인 아파트는 매매가가 각각 -0.94%, -5.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아파트의 전세가율에 따른 매매가도 같은 경향을 나타내었다.

전세가율이 60%대, 50%대인 아파트는 각각 10.48%, 3.5% 오른 반면, 40%대와 30%대인 아파트는 각각 -4.47%, -10.31% 내렸다. 아파트 전체의 평균 매매가는 내려가면서도 전세가율이 높은 아파트는 올랐고 전세가율이 낮은 아파트는 하락률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현상만 본다면 전세가율 높은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구입하면 자금 부담이 적으면서도 매매가 상승 가능성은 커서 투자에 적합하다고 생각들 수 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여부와 기대수익이 높은 만큼 위험은 어떠한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투자자의 구입 대상은 아파트 전체에 대한 지수가 아니라 개별 아파트이므로, 개별 아파트 시세의 장기간 변화를 통해 전세가율과 수익률 사이 관계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매매가가 낮을수록 전세가율이 높은 경향이 있으므로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는 대형보다는 중형, 중형보다는 소형이 전세가율이 높다.

서울에서 최고 가격대에 속하는 강남구 대치동 선경1차 아파트의 중형 102m2와 대형 188m2의 시세를 상승기와 하락기로 구분하여 표에 나타내었다.(데이터는 ‘(주)부동산 뱅크’ 시세를 인용) 전세끼고 구입시 얻어지는 투자수익률 계산에서는, 매매가의 고점과 저점 사이 구간에서 전세계약 연장시 전세가 변동으로 보증금을 추가로 더 받거나 일부 내주는 것으로 인한 투자수익률 변동은 무시하였다.

1988년 10월에 중형의 전세가율이 55%로서 대형의 41%에 비해 더 높았다. 이후 1988년 10월부터 1991년 4월까지의 상승기에 전세가율이 낮은 대형이 227% 올라서 중형의 상승률 210%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약간 더 올랐다. 전세가율이 낮은 대형이 매매가가 더 오름에 따라 전세가율은 더욱 낮아졌다. 중형 전세가율이 32%로 낮아지면서 대형 전세가율은 24%까지 낮아졌다.

그 뒤 1994년 1월까지 하락기에는 전세가율이 더 높은 중형의 매매가 하락률이 -26%로서 대형의 하락률 -17%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전세가율이 더 높아서 실거주수요로 인한 버팀목이 더 강할 것 같았지만 반대의 결과인 것이다. 전세가율이 더 높으면서 매매가까지 더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전세끼고 구입했을 경우의 손실률은 -38%로 더욱 확대되었다. 하락기에는 전세끼고 구입했을 때의 레버리지 효과가 손실률을 더 키우므로 위험이 그만큼 더 높아진다

상승기와 하락기를 합친 한 사이클인 1988년 10월부터 1994년 1월까지의 구간을 본다면, 전세가율이 높았던 아파트가 매매가가 오를 때에는 비슷하거나 더 적게 오르고, 매매가가 내릴 때에는 더 많이 내린 결과, 전세가율이 낮았던 아파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기대수익과 높은 위험을 나타내었다. 일반적인 상식에서는 기대수익이 낮으면 위험도 낮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이 시기에는 전세가율보다는 평형 크기가 시세 변화를 지배하는 요소로 작용했던 것이다. 전세가율이 낮은 대형이 높은 기대수익과 낮은 위험이라는, 투자자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이상적인 결과를 나타내었지만, 이는 언제나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특정 시기에 특정 투자대상에서 나타난다.

그 다음 상승기인 1994년 1월~1997년 9월에는 전세가율(46%)이 더 큰 중형의 매매가가 더 많이 올라서 상승률 43%에, 레버리지 효과로 인한 투자수익률 80%를 기록했다. 전세가율(30%)이 낮은 대형의 매매가는 30% 올라서 투자수익률은 43%를 기록했다. 그 다음 하락기인 1998년 10월까지는 둘 다 비슷하게 하락했고, 이에 따라 전세가율이 높았던 아파트에서 투자손실률이 더 컸다.

1994년 1월부터 1998년 10월까지의 구간을 통합하여 본다면, 전세가율이 높았던 아파트가 기대수익이 높으면서 위험도 높은 일반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앞의 구간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어지는 상승구간인 1998년 10월부터 2007년 5월까지는 전세가율이 41%인 중형의 매매가가 474%나 오르면서 투자수익률은 800%에 달했다. 전세가율이 35%인 대형의 매매가는 그보다는 덜 올라서 330% 상승률에 투자수익률 512%를 기록했다.

이 시기에 전세가율이 높은 중형의 전세가 상승률은 355%로서 매매가 상승률 474%에는 미치지 못했고, 전세가율이 낮았던 대형의 전세가 상승률은 270%로서 역시 매매가 상승률 330%에 미치지 못했다. 즉 매매가 급등 시기에 투자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매매가 상승속도가 실수요에 의한 전세가 상승속도를 초과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편, 전세가율이 높은 중형의 매매가가 더 많이 상승함에 따라 전세가율은 더욱 많이 하락하여 대형의 전세가율 30%와 비슷한 수준인 32%까지 낮아졌다. 이와 같이 2007년 5월에 두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비슷했지만, 그 다음 2011년 7월까지는 중형의 매매가 하락률이 -16%로서 대형의 하락률 -8% 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1998년 10월처럼, 중형의 전세가율이 다시 대형보다 더 높아졌다. 전세가율이 높으면서 매매가 하락률도 더 높게 나타남에 따라 하락기의 투자손실률은 더욱 확대되었다.

1998년 10월부터 2011년 11월까지의 구간을 통합한다면, 전세가율이 높았던 아파트의 매매가가 상승기에 더 크게 올랐다가, 하락기에 더 크게 내렸는데, 두 아파트의 상승률 차이에 비하여 하락률 차이가 적었기 때문에 통합 구간에 대한 상승률은 더 크게 나타났다.

이와 같이 전세가율이 높은 것과 낮은 것, 어떤 것이 기대수익 및 위험 측면에서 더 나은지 일관성 있게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각 시기의 부동산 시장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한편 매매가 고점과 저점 시기에 기록된 매매가 변동률과 전세가율을 비교해본다면, 대형은 1991년 4월 고점에서 전세가율 하락, 1997년 9월 고점에서 전세가율 상승, 2007년 7월 고점에서 전세가율 하락으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는 매매가 상승기에 전세가 상승속도를 초과하여 매매가가 상승함에 따라 전세가율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1997년 고점처럼 매매가 상승률보다 전세가 상승률이 더 커서 전세가율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한편, 1994년 저점에서는 매매가가 하락하면서 전세가는 올라서 전세가율이 상승하였고, 1998년 저점에서는 매매가가 하락하면서 전세가는 더 크게 하락하여 전세가율이 하락하였다. 이와 같이 상승기이건 하락기이건, 전세가율과 매매가가 일정한 상관관계를 갖지 못한다.

▶서울에서 아파트 가격이 낮은 지역인 노원구의 아파트에 대해 살펴보아도 비슷한 결론을 얻게 된다.

1988년 10월~1991년 4월의 상승기에 전세가율이 높은 소형(43m2)과 전세가율이 낮은 중형(109Am2)의 매매가 상승률은 비슷했으며, 전세가율이 낮은 중형이 오히려 약간 더 올랐다. 그러나 소형은 높은 전세가율에 의한 레버리지 효과로 투자수익률이 더 높게 얻어졌다. 1991년 4월~1994년 1월의 하락기에는 전세가율(23%) 이 상당히 낮은 중형은 매매가가 -23% 하락하면서 투자수익률 -30%를 기록했다. 반면에 전세가율(45%)이 더 높은 소형은 매매가에 변동이 없었다. 전세가율이 지나치게 낮은 아파트가 하락기가 왔을 때에 크게 하락한 결과이다.

상승기와 하락기를 합친 사이클인 1988년 10월부터 1994년 1월까지의 구간을 본다면, 전세가율이 높았던 아파트가 매매가가 오를 때에는 비슷하거나 더 적게 오른 것은 대치동 선경1차아파트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하락기에 전세가율이 낮았던 아파트가 많이 내렸고 전세가율이 높았던 아파트는 매매가가 안정되어있던 모습은 선경1차아파트와 반대되는 모습이다.

1994년 1월~1997년 9월의 상승기에는 직전 상승기와는 달리 전세가율이 높은 소형의 매매가 상승률이 약간 더 높았는데, 높은 전세가율에 의한 레버리지 효과로 투자수익률은 더욱 크게 확대되었다. 1997년 9월~1998년 10월의 하락기에는 두 아파트의 매매가변동률과 투자손실률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그 다음 이어지는 1998년 10월~2007년 5월의 상승기에는 전세가율이 낮은 중형이 더 많이 상승했으며, 2007년 5월 이후에는 전세가율이 높은 소형의 상승률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 아파트 단지에서도 전세가율에 따른 기대수익과 위험이 역시 시기에 따라 변하며, 그 패턴은 선경1차아파트와 일치하지도 않는다.

▶한편 매매가 고점과 저점 시기에 기록된 매매가 변동률과 전세가율을 비교하면, 1991년 4월 고점에서 전세가율이 높은 소형은 전세가율이 변함없고 중형만 하락하였다. 소형은 전세가율이 높았지만 매매가 상승시 전세가도 똑같은 속도로 올랐기 때문이다.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똑같은 정도 증가한 것이다.

1997년 9월 고점에서는 둘 다 전세가율이 상승했으며, 2007년 7월에는 소형의 전세가율은 더욱 높아졌고 중형은 전세가율이 하락했다. 이런 패턴은 선경1차아파트와 일치하지 않는다. 한편 1994년 저점에서는 매매가 하락, 전세가 상승으로 전세가율이 상승하였으며, 1998년 저점에서는 매매가 하락, 전세가 더 크게 하락하여 전세가율이 하락하였다. 이 패턴은 선경1차아파트와 일치한다.

▶이상과 같이 상승기이건 하락기이건 전세가율은 매매가와 일정한 상관관계를 갖지 못하며, 기대수익과 위험에 미치는 영향도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시기라도 아파트 단지에 따라서 서로 다른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전세가율이 수요와 공급의 상태를 반영하여 매매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이긴 하지만 다른 외적인 요소들이 더 많이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세가율의 상승과 하락 여부만을 바라보고 시세의 방향성을 판단하거나, 전세가율만을 비교하여 투자대상을 선정하면 곤란하다. 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들을 살펴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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