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700만명에 우리나라 경상도 크기만 한 나라. 게다가 국토의 4분의1이 알프스산맥이어서 수력이외에 별다른 천연자원이 없는 나라.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강대국에 둘러 싸여 수많은 외침에 시달려야 했던 나라. 그럼에도 1인당 국민소득 7만달러의 부자나라. 바로 스위스다.
기본 조건만 보면 우리나라 보다 딱히 좋을 것도 없지만 스위스인들은 세계 최고의 부를 일궜다. 척박한 환경을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부가가치'의 창출이었다. 스위스의 대표적인 산업은 금융, 제약·바이오, 정밀기계, 화학, 관광 등이다.
이들은 평범한 상품에 '지식'과 '기술'을 입혀 가치를 만들었다. 전 세계 사람들은 이들이 만든 바이오의약품, 시계 등을 사는데 주저 없이 지갑을 연다. 누구도 따라하지 못하는 가치를 지닌 상품이기 때문이다.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스위스 기업 중에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회사 로슈가 있다. 로슈의 연간매출 65조원의 상당 부분은 연간 치료비 수천만원에 이르는 항체치료제에서 나온다.
항체치료제란 우리 몸이 바이러스 등 외부 적을 무찌르기 위해 생산한 항체를 대량으로 생산해 치료약으로 만든 것이다.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지만 일반 화학물의약품이 자전거라면 항체의약품은 비행기에 비유될 정도로 생산해내기 어렵다.
로슈의 기술력의 원천은 끊임없는 연구와 아낌없는 투자다. 로슈가 한해 투자하는 연구·개발(R&D)비용은 12조원이 넘는다. 세계에서 R&D비용을 가장 많이 쓰는 회사가 로슈다. 세계적인 기업 삼성전자, 토요타도 로슈의 R&D투자 규모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로슈 그룹의 CEO(최고경영자) 세베린 슈완은 "인간의 신체는 대단히 복잡하다"며 "신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신약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R&D의 상당부분은 기초의학에 맞춰져 있다는 얘기다. 슈완CEO는 "한국의 바이오산업이 발전하고 있지만 기초의학에 대한 연구가 부족해 신약을 만들 수준은 아직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약을 만들고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명확해 보인다. 기초연구를 비롯한 R&D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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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스위스인들만큼이나 머리가 좋고 손기술도 좋은 민족이다. 우리는 이미 반도체와 자동차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제대로 투자만 이뤄진다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도 성공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