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소송 사실상 '상황종료', 제약사 '참패'

약가인하 소송 사실상 '상황종료', 제약사 '참패'

김명룡 기자
2012.03.30 15:06

법원 약가인하 집행정지신청 기각…일성신약은 소취하

정부의 벽은 높았다. 일괄 약가인하를 둘러싼 소송전은 제약사의 참패로 끝났다.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처분을 정지해달라는 제약사의 요구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초 제약사들은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통해 정면돌파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극히 일부 업체만 소송에 참여했다.

이마저도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약가인하 관련 소송은 사실상 마무리 된 것으로 판단된다.

◇법원 일괄약가 인하 집행정지신청 기각=서울행정법원은 30일 KMS제약과 에리슨제약이 신청한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집행정지신청에 대해 기각 판정을 내렸다.

KMS제약은 4월1일 시행되는 보건복지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집행정지 신청과 본안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복지부 측은 약가인하가 미뤄지면 건강보험재정의 공백이 생겨 환자들의 보장성 확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쳤고 법원은 복지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법원 결정에 따라 향후 본안소송 진행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윤석근 제약협회 이사장은 전날 자신이 대표로 있는 일성신약이 제기한 일괄 약가인하 고시 관련 효력정지가처분신청 및 본안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일성신약은 소송을 제기한 업체 중 매출규모가 가장 큰 회사였다. 소송을 진행한 회사는 5개에서 3개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는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정책에 사실상 '투항'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협회 이사장 바뀌면서 단결력 급저하=정부는 오는 4월부터 223개 제약사의 6506개 품목의 보험의약품 가격을 평균 22.3% 내리기로 했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약가인하가 과도하며 그 기준이 모호하다며 반발했다.

당초 대형제약사가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하려 했지만 제약협회 이사장이 중소형사인일성신약(24,200원 ▲400 +1.68%)의 윤석근 회장으로 바뀌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대형제약사들은 중소형제약사에 제약협회 주도권을 빼앗긴 것을 빌미로 차차 소송에서 발을 뺐다.

표면적으로는 제약업계 내부 갈등으로 인해 대형제약사들이 소송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이 제약사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소송 불참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약회사 한 관계자는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을 통해 기업이 이익을 본 사례는 전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정부가 약가인하 소송이 국민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반대의 명분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복지부는 '칼과 당근'을 양손에 들고 정책을 밀어붙였다. 복지부는 의약품 가격 결정권과 허가권을 쥐고 있는 이른바 '수퍼 갑(甲)'이다.

제약회사 한 관계자는 "의약품의 영업, 생산에 대해 복지부는 막강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며 "제약회사 몇 곳을 문 닫게 하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정부는 혁신형제약기업 선정을 앞두고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되면 세제지원, 펀드조성, 금융비용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대형제약사의 경우 혁신형제약기업에서 탈락할 경우 회사의 명성에도 흠집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당연히 제약사들은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이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할리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뉴스1) 양동욱 기자. 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약가인하 정책 강행에 반대하는 의사표명을 위해 제약산업 전회원사가 참여한 '전국 제약인 생존투쟁 총궐기대회'가 지난해 11월 열렸다. 하지만 제약회사들은 정부와의 약가 인하소송에서 사실상 참패했다.
↑(서울=뉴스1) 양동욱 기자. 보건복지부의 일방적인 약가인하 정책 강행에 반대하는 의사표명을 위해 제약산업 전회원사가 참여한 '전국 제약인 생존투쟁 총궐기대회'가 지난해 11월 열렸다. 하지만 제약회사들은 정부와의 약가 인하소송에서 사실상 참패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명룡 기자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