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버핏이라 착각하고 종목 투자하는 사람들

스스로 버핏이라 착각하고 종목 투자하는 사람들

뉴욕=권성희 특파원
2012.05.25 14:30

[줄리아 투자노트]

최근 뉴욕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을 가장 많이 실망시킨 종목 2개를 꼽으라면 페이스북과 JP모간일 것이다.

페이스북은 상장 직후 폭락세로 공모가가 너무 비쌌고 공모 물량도 너무 많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JP모간은 헤지거래에서 거액의 손실을 입어 가장 우량한 은행으로 믿고 있었는데 배신감을 느낀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매력적으로 보였던 종목이 어느 날 어떤 계기로 급락하는 일은 주식시장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종목 선정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다. 주식 투자로 가장 성공한 인물, 워런 버핏 영향이다.

이런 투자자들에게 현대 경제·경영학의 기본으로 자리 잡은 투자 포트폴리오 이론을 세운 해리 마코위츠는 개별 종목이 갖는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투자를 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페이스북이든 JP모간이든 어떤 종목이 떨어지든 의연하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다"며 "2가지 단어만 기억하면 되는데 바로 포트폴리오 선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84세인 그는 60년 전인 1952년에 이성적인 투자자라면 리스크와 수익을 최적화한 주식과 채권 포트폴리오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포트폴리오 이론은 제시했다.

마코위츠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직관적인 분산 투자의 필요성을 수학적 모델로 완성했다. 하지만 경제 및 투자 저술가인 피터 L. 번스타인은 마코위츠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이보다 "개별 종목의 리스크와 전체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구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으로 전체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포트폴리오 투자로도 막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유로존 위기는 포트폴리오 리스크, 더 나아가 시장 리스크다. 반면 페이스북이나 JP모간이 최근 급락한 것은 기업 고유의 문제, 즉 개별 종목의 리스크 탓이었다.

마코위츠는 NYT와 인터뷰에서 시장에 대해 깊은 지식을 갖지 못한 비숙련 투자자라면 페이스북 같은 개별 종목은 무시하고 여러 주식과 채권의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분산 투자하면 개별 종목의 리스크를 사실상 없애고 포트폴리오 리스크만 남길 수 있어 리스크가 줄어든다.

마코위츠의 포트폴리오 이론은 기본적으로 회의론에서 출발한다. 그는1990년에 발간한 짧은 자서전에서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흄은 설사 공을 1000번 던져 1000번 다 땅에 떨어졌다고 해도 1001번째에 공이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흄의 회의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큰 주목을 받았던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뉴욕대 교수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탈레브가 '블랙스완'에서 주장하는 내용도 아무 것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마코위츠는 개별 종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결코 알 수 없으니 분산 투자하라는 결론을 내린 반면 탈레브는 시장 전체 차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니 극단적인 사건, 즉 '블랙스완'에 대비해 투자하라고 조언한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하지만 마코위츠도 포트폴리오조차 미래 수익률을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포트폴리오에 대한 맹신을 경계했다. 마코위츠가 말하는 핵심도 결국은 모든 것이 기본적으로 불확실하지만 그 불확실성 가운데 그나마 최선의 투자방법은 포트폴리오 투자라는 것이다.

반면 버핏은 분산 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잘 아는 몇몇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잘 알지도 못하는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보다 낫다는 입장이다. 버핏의 지적대로 분산 투자, 혹은 다각화는 잘 될 종목 몇몇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

문제는 버핏처럼 앞으로 잘 될 종목을 꼭 짚어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버핏조차 중국의 전기자동차 회사 비야디에 대한 투자는 4년째가 되도록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아무 것도 확신할 수 없지만 아무 투자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무엇이라도 투자를 해야 한다면 그나마 개별 종목의 리스크를 대폭 줄인 포트폴리오 투자가 제격이다. 게다가 당신이 버핏처럼 종목 선정의 귀재가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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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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