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기업이 있다. 비료를 제조하는 이 회사는 새로운 시장을 찾다가 아프리카에 주목했다. 아프리카는 풍부한 인적자원, 넓은 대지에도 불구하고 운송망이 열악해 농업과 연관된 산업이 발달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탄자니아와 모잠비크 현지 정부와 공동으로 농작물 운송망을 구축해 35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거대한 새 시장을 확보했다. 세계 최대 비료 업체인 노르웨이의 야라인터내셔널(Yara International) 얘기다.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이 되는데 힘쓰는 것이다. 특히 종업원, 협력사를 포함한 사회 전반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모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진화하고 있다.
앞서 야라인터내셔널의 이야기는 이해관계자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고 진출지역의 산업이 발전하면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일자리를 얻은 사람들은 소득이 늘어나면서 생활수준을 높일 수 있다.
기업과 협력사와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협력사와 연대를 통한 공동체적 경쟁력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기업과 협력사 관계가 변화하고 있다.
CJ그룹은 최근 그룹 물류사인 CJ대한통운과 CJ GLS 양사 협력업체 소속으로 일하는 택배기사 1564명의 자녀 2003명을 대상으로 연간 12억5000만원 규모의 학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평소 상생과 동반성장,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그룹 최고경영진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협력사 택배기사의 복지 증진은 물론 양사와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와 매출 증대에 이바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에게 사회공헌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법 중 하나로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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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는 일반인들이 웹사이트에 올린 기부 아이디어와 예산안을 공개투표를 거쳐 선정한 뒤 기부금을 지원하는 '리프레시 프로젝트'를 통해 1000건 이상 기부와 140만 명의 수혜자를 창출했다.
CJ그룹은 도너스캠프(Donors Camp)라는 소외 아동과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청소년 쉼터, 농어촌 분교 등의 교사들이 제안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일반인 기부자들이 선택해 기부할 수 있다. 또 CJ나눔재단에서 운영하는 매칭펀드를 통해 프로그램에 기부된 금액만큼 더해 지원한다.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의식하고 노력하는 기업은 실적에서도 앞서 나간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사회공헌 등 지속가능활동을 열심히 한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자산대비 시가총액비율이 무려 9배 이상 차이가 났다.
물론 큰 금액을 기부한다거나 일회성의 '좋은 일'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활동을 통해 선순환을 일으켜 기업과 경제, 사회를 함께 발전시키는 '좋은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에 드는 비용을 기부가 아닌 생존을 위한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이윤을 추구한다는 '공유가치'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최근 대한상의 설문 조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비자 50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73%가 윤리적 가치를 반영한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의 수준을 높여가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