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은행 자본규제안 승인에 무너진 랠리

[뉴욕마감]은행 자본규제안 승인에 무너진 랠리

뉴욕=권성희 특파원, 최종일 기자
2012.06.08 06:01

뉴욕 증시가 7일(현지시간) 초반 상승세를 반납하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이 추가 조치를 확신하기에 미흡했을 뿐만 아니라 FRB가 은행들의 자본충당비율을 높이는 안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은행주를 강타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중국이 금리를 0.25%포인트 깜짝 인하했다는 소식에 상승 출발했으나 막판 은행주 급락에 상승폭이 깎였다.

다우지수는 한 때 140포인트 급등하다가 오름폭이 대폭 줄면서 46.17포인트, 0.37% 오른 1만2460.96으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14포인트, 0.01% 떨어진 1314.99를 나타냈다. 나스닥지수도 13.70포인트, 0.48% 하락한 2831.02로 마감했다.

◆FRB, 은행 자본충당 비율 상향 조정안 승인

장 마감 1시간 남짓을 앞두고 FRB가 은행들의 자본충당비율을 7%로 높이는 안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모간스탠리가 3.8%,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2.88% 하락하는 등 은행주가 급락했다.

이번 자본충당비율 상향 조정은 1년 전 스위스 바젤에서 합의된 안을 수용한 것으로 향후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핵심 조치다.

새로운 은행 규제안은 자산이 5억달러가 넘는 은행들에 대해 2019년까지 자산 대비 최소 7%의 자본금을 쌓도록 하고 있다. 자본금은 의결 보통주와 이익 유보금을 말한다. 현재는 의결 보통주와 이익 유보금을 자산 대비 최소 2%만 쌓으면 되기 때문에 이번 규제안은 은행들의 자본 충당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새로운 규제안에 따르면 은행들은 위험 가중 자산 대비 4.5%의 자본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여기에 "자본 보호 완충제"로 2.5%의 자본금으로 더 쌓아야 한다.

은행들은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하면 대출 여력이 줄어든다며 자본 규제 비율을 높이지 않도록 로비해왔으나 일단 무산됐다.

다만 이번 자본충당 비율 상향 조정은 오는 9월까지 여론 수렴 절차를 거친 뒤 확정된다.

◆기대보다 약했던 버냉키 의장의 발언

버냉키 의장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미국의 경제 회복세에 상당한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처하기 위해 조만간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신호를 보내지는 않았다.

버냉키 의장은 성장세를 부양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자신과 동료들은 오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여전히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FOMC 위원들이 대답해야 할 주요한 질문은 경제가 실업률을 떨어뜨리는데 실질적인 진전을 만들만큼 강한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수많은 다른 선택들을 갖고 있으며 지금 이 순간, 어떤 선택들도 배제됐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어떤 조치에 대해서도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또 유럽 금융시장의 혼란과 미국 재정정책의 불확실성 등을 경기 회복세의 위험 요인으로 꼽으며 FRB는 긴장이 고조됐을 때 미국 경제와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늘 하던 말을 반복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전날 자넷 옐런 FRB 부의장의 발언에 비해 상당히 절제됐다고 지적했다. 옐런 부의장은 FRB가 경제를 부양하고 성장세에 대한 리스크에서 보호하기 위해 왜 새로운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나열했다. 또 현재의 경제 전망은 "부정적 충격에 예비하기 위한" FRB의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를 비롯한 다른 연방준비기구(연준) 위원들도 최근의 실망스러운 경제지표를 언급하며 추가 조치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중국 4년만에 첫 금리 인하..초반 뉴욕 증시 부양

이날 뉴욕 증시를 장 중에 끌어올린 것은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였다. 이날 중국 당국은 2008년 이후 거의 4년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라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경기부양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1년 예금 금리가 종전 3.5%에서 3.25%로 0.25% 포인트 인하하며 변동된 금리는 8일부터 적용된다고 밝혔다. 또 1년 대출 금리는 6.56%에서 6.31%로 낮춰졌다. 아울러 일선 은행들이 기준금리에 20% 할인금리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종전 할인폭은 10%였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 비용이 기업의 지출을 위축시키고 국가 성장을 저하하고 있다는 당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달 23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기 하방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안정적인 성장을 더욱 중요한 위치에 둬야 한다"고 위기의 심각성을 전했다.

런던 소재 올드 뮤추얼 애셋 매니저의 케빈 릴리 유럽 펀드 매니저는 "오늘 첫 정책적 대응이 나왔다"며 "경제 지표가 최근 악화됐기 때문에 정책적 대응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스페인 국채 입찰 성공..유럽 증시 상승

유럽 증시는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스페인 국채 입찰 성공에 힘입어 상승했다.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이날 1.1% 오르며 3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스페인은 중·장기 국채 입찰에 성공해, 목표한 자금 20억유로를 조금 넘긴 자금을 채권시장에서 조달했다. 스페인 재무부는 이날 2~10년 만기 국채 입찰을 실시해 목표액 20억유로보다 많은 20억7000만유로의 중·장기 국채를 낙찰했다고 발표했다.

조달금리는 상승했다. 2022년 만기 국채금리는 6.044%로, 지난 4월 10년 만기 국채 발행 당시 금리 5.743%보다 0.301%포인트 상승했다. 응찰률은 모두 지난 4월보다 상승했다. 10년물 3.29배, 4.5년물 2.56배, 2.5년물 4.26배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이전주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시장이 제한적이지만 개선되는 양상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유럽 증시 마감 후 신용평가사 피치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3단계 강등했다. 이는 정크본드보다 불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이다.

피치는 그리스 위기에 대한 취약성과 경기 침체 우려로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낮춘다고 밝혔다.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 대폭 감소

미국 노동부는 지난 2일까지 일주일간 신규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건수가 37만7000건으로 직전주 대비 1만2000건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 37만8000건보다도 개선된 것이다.

변동성이 적은 4주간의 평균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37만6000건에서 37만7750건으로 소폭 늘어났다. 이는 한달래 최고 수준이다.

이날 미국 원유 선물가격은 0.2% 떨어져 84.82달러를 나타냈고 금 선물가격은 2.8% 추락하며 1588.00달러로 내려갔다. 미국 달러는 유로화 대비 하락했으나 엔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가격은 소폭 오르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65%로 2bp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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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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