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비 없는 프랜차이즈…수익원은?

가맹비 없는 프랜차이즈…수익원은?

이정흔 기자
2012.06.23 10:16

[머니위크]국대떡볶이 ‘가맹비 0’ 선언 뜯어보니

"물류비 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겠습니다."

가맹점을 개설할 때 가맹점주로부터 가맹비, 보증금, 교육비, 로열티 등을 받지 않겠다고 공표한 프랜차이즈 본사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개점한 점포들에도 그동안 거둬들인 본사 수익을 모두 돌려주겠다고 선언했다. 국대떡볶이가 지난 6월1일 기존 가맹점주들에게 공지한 내용이다. 이 같은 사실이 지난 12일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지면

서 업계 안팎으로 큰 화제를 낳고 있다.

사진_류승희 기자

"본사수익 돌려드립니다"

"가맹비 500만원→0원, 계약이행 보증금 300만원→0원, 교육비 300만원→0원. 개설 후 로열티, 광고비, 재교육비 없습니다."

국대떡볶이의 홈페이지에 안내돼 있는 내용이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눈이 번쩍' 뜨이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본사 수익 없이 어떻게 프랜차이즈 운영이 가능한 것일까.

황현섭 국대에프엔비 운영팀장은 "가맹비나 교육비 등도 본사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수익구조로 봤을 때 본사 입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익은 물류"라고 밝혔다. 따라서 물류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확보된다면 현실성을 충분히 갖춘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운영 중인 국대떡볶이의 가맹점포는 92개. 황 팀장은 "90개 점포를 넘어서면서 물류수익을 따져보니 프랜차이즈 운영에 투자된 비용과 비교해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수준이다"며 "앞으로 100~150개 정도로 매장이 늘어난다면 물류수익만으로도 프랜차이즈 운영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가맹비나 교육비를 안 받는 대신 '물류수익'을 더 높인다는 얘기인 걸까. 이에 대해 황 팀장은 "다른 업체와 비교해 물류비도 10% 정도 낮은 편이다"며 "분식업체인 만큼 파와 고추 등이 주재료인데 시골 농가와 직접 계약을 맺어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에 물류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향후 새롭게 개점하는 점포들뿐 아니라 현재 운영 중인 92개업체들에게 교육비와 가맹비 등을 모두 돌려준다면 그 액수만 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점포당 평균 1400만원씩, 총 13억원이다. 황 팀장은 "물론 위험부담이 따르는 부분이 있다"면서 "그 많은 지출을 당장 감당할 순 없지만 앞으로 수익을 관리하면서 천천히 모두 돌려드릴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국대에프엔비 측은 한편으로 이 같은 시도가 자칫 '가게를 거저 내주는 것'처럼 비쳐지지 않을까 경계했다. 교육비와 가맹비 등을 제하긴 했지만 가게 임대나 인테리어 등 거액의 창업자금이 필요하다는 것. 규모에 따라 500만~1억원의 창업비용 중 본사가 수익으로 가져가는 가맹비 등 1400만원가량을 줄이는 수준이다.

황 팀장은 "일반적으로 봤을 때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받는 인테리어 마진이 4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는 그 같은 거품을 없앤 것"이라고 밝혔다.

'가맹비 제로' 창업, 원조는 따로 있다

사실 화제가 된 국대떡볶이 외에도 이미 '가맹비 제로' 정책을 시행 중인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있다. 이미 지난 2005년 무렵부터 치킨과 닭강정 업종에서는 가맹비, 교육비 등이 없는 1무(無), 혹은 4무(無) 창업전략이 실행돼 왔다.

대표적으로 지엔푸드의 치킨브랜드 '굽네치킨'을 들 수 있다. 지난 2005년부터 가맹점주에게 보증금, 교육비, 로열티, 가맹비 등 일체를 받지 않는 4무 정책을 시행 중이다. 인테리어도 본사를 거치지 않고 가맹점주가 직접 시공하도록 했다. 물류수익만으로 본사를 운영해오며 소녀시대를 모델로 기용한 광고비 역시 가맹점주 부담 없이 본사에서 전액 부담했다.

굽네치킨 관계자는 "본사에서 직접 물류센터를 운영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며 "2009년부터 원료육 가공공장을 정읍에 설립, 물류수익을 안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이후 가맹점주와 본사가 윈-윈 할 수 있는 선순환 수익구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미푸드에서 운영중인 닭강정 브랜드 '달콤한닭강정'도 지난해 9월 론칭 당시부터 아예 가맹비를 받지 않고 있다. 단 교육비, 보증금 등은 책정돼 있다.

정미푸드 박상균 본부장은 "론칭 당시부터 가맹비 등은 아예 창업비 명목으로 책정해 놓지 않았다"며 "닭강정이라는 업종 자체의 특성이 물류수익 구조가 탄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작은 컵 사이즈를 기준으로 1000원 정도 하는 재료를 한 점포에서 하루에 500마리 정도 판매하는 업종의 특성에 따라 물류수익 비중이 탄탄하게 자리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치킨이나 분식처럼 객단가가 낮고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제품들의 경우는 물류수익이 탄탄하게 자리잡았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스템이다"고 자신했다.

그렇다면 이미 창업시장에서 여러 차례 시도된 바 있는 국대떡볶이의 '가맹비 제로' 선언이 이토록 화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안팎에서는 '충격요법'이라고 정리한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본사가 취했던 가맹비를 받지 않고서도 본사 운영이 가능하다는 차별화를 준 것만으로도 창업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파격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이를 둘러싼 업계의 반응은 양분돼 있는 듯하다. 국대떡볶이의 이 같은 시도가 창업자들로 하여금 기존 프랜차이즈업체들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다른 한편에서는 가맹점주와 프랜차이즈업체가 공생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 분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미푸드 박 본부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소식을 듣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는 이미 시행 중인 것이었지만 처음부터 안 받는 것과 받던 것을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게 느껴진다"고 말을 이었다. 창업자들이 답답해 하던 프랜차이즈시장 구조를 뒤집어 보고, 시원하게 속을 긁어 줬기 때문에 국대떡볶이의 시도가 업계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프랜차이즈시장의 급속한 환경 변화로 최근 1년새 200여개의 브랜드가 망했다"며 "앞으로 물류가 안 되는 프랜차이즈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물류수익을 강화하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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