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성패는 이미 살 때 결정된다

투자의 성패는 이미 살 때 결정된다

뉴욕=권성희 특파원
2012.06.30 11:18

[줄리아 투자노트]

미국에 와서 투자에 관해 배운 최고의 교훈이라면 투자의 성패는 이미 살 때 다 결정된다는 것이다.

솔직히 지금 한국에 있었더라면 유로존 채무위기로 널뛰는 주식시장에 벌써 주식펀드를 수십번은 해약했을 것이고 부동산시장의 하락세에 밤잠 설쳐가며 빚 얻어 구입한 집을 팔아야 하는지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 있으니 주식펀드를 해약할래야 해약할 수도 없고 집을 팔래야 팔 수도 없다. 이처럼 '장기투자'를 강요당하며 마음이 시장의 변화에 따라 널뛰듯하다가 내가 주식펀드에 가입했을 때, 내가 집을 샀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돌아보게 됐다.

주식펀드는 믿을만한 투자 철학을 가진 운용사라 생각해 가입했고 집은 어차피 평생 한 채는 있어야 하는데 살기 좋은 지역이라 판단해 샀다. 이런 초심이 떠오르자 펀드 운용사의 투자 철학이 바뀌었는지, 한국에 돌아가면 집을 구입한 동네에서 살기가 싫어졌는지 돌아보게 됐다. 2가지 질문에 모두 아니라는 결론이 나자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시장 변화에도 무덤덤하게 됐다.

주식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은 올바른 자산을, 올바른 가격에 샀다면 시장 변화에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는게 평생의 투자 철학이었다. 살 때 분명한 원칙과 이유가 있었다면 시장이 급변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장기투자란 것도 올바른 자산을, 올바른 가격에 샀다면 시장 변화에 따라 단기적으로 매매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며 정기적으로 자산내역을 점검해야 한다는 것 역시 내가 샀던 올바른 자산이 여전히 올바른지 정기적으로 살펴본다는 의미였다.

이미 살 때 투자의 성패가 결정됨에도 사람들은 무엇이든 너무 쉽게 사는 경향이 있다. 쉽게 사니 팔 때도 쉽게 판다. 물론 고민하다가 어쩔 수 없어 판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살 때 올바르게 사지 못한 결과다.

대다수 사람들이 투자자산을 쉽게 사서 쉽게 파는 결정적인 이유는 주위 사람들의 말이나 군중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에 휩쓸려가기 때문이다. 투자전문 사이트인 CNN머니는 이를 "가장 최근의 투자 조언을 따르는 것이 포트폴리오가 제공하는 꾸준한 수익을 잃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표현했다. 또 "주위 사람들의 투자 조언은 그저 흥미로운 대화로 그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초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유로존 채무위기는 날로 악화되고 있을 때 글로벌 주식시장은 폭락했고 금값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었다.

당시 갤럽이 최선의 장기 투자 대상을 조사한 결과 미국인들의 34%가 금이라고 밝혔고 주식이라는 대답은 17%에 그쳤다. 하지만 그 이후 금값은 10% 떨어진 반면 S&P500 지수는 최근의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0% 오른 상태다.

당시 금값이 오르고 주가가 급락한다고 해서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려 금을 사고 주식을 팔았더라면 완전히 손해 보는 거꾸로 투자를 했던 셈이다.

이런 사례를 든다고 주식이 금보다 좋다는 뜻은 아니다. 단정적으로 한 투자자산이 다른 투자자산보다 우월하다고 보고 '몰빵'하는 것은 주위 사람들의 말에 솔깃해 투자자산에 대한 매수를 쉽게 결정하는 것 다음으로 치명적인 투자 실수다.

바클레이즈도 투자할 때 가장 쉽게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하나로 "큰 그림을 보지 않고 단일 투자자산에 집중해 적절하게 분산하지 않는 것"을 꼽았다.

남의 말에 휩쓸려 투자 결정을 쉽게 내리는 것, 한 투자자산에 마음이 꽂혀 다각화를 잊어버리는 것, 이 2가지야말로 투자를 망치는 치명적인 실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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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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