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국내선터미널 리무진 버스 정류장 앞에선 요즘 심심치 않게 말다툼이 자주 벌어진다. 어떨 때는 말다툼을 넘어 멱살잡이 직전까지 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제주도를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은 시간대에는 더 그렇다. 비행기에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이들 중 상당수가 리무진 버스를 타기 위해 몰리기 때문이다.
즐거운 여행길에 사람들이 이토록 흥분하는 이유는 뭘까. 버스를 타는 순서를 놓고 새치기 시비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포공항 리무진 버스 정류장 중 분당이나 수원 등 경기 지역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은 따로 표지판이 구분돼 있지 않다. 인천공항 리무진 버스 정류장이 경기 노선도 깔끔하게 목적지별로 구분돼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마치 시내버스 정류장처럼 경기권으로 향하는 8~10개 버스들을 단 한 곳에서만 승차하도록 만들어 놨다.
이렇다보니 그 많은 공항 이용객들이 어디서 버스를 기다려야 할 지, 자신이 기다리는 곳에서 과연 버스를 탈 수 있는 것인지 갈팡질팡 하기 일쑤다. 사람들이 붐비다보면 '당신 새치기하는 것이냐'며 고성이 오간다.
김포공항 리무진 버스 이용객들이 기분이 나빠지는 이유는 또 있다. 정작 자신이 타야할 버스가 왔어도 이곳에서 탑승할 수 있는 승객은 고작 예닐곱 명에 그칠 때가 많다. 배차 간격이 20~30분인데 북새통 속에 기다린 버스는 빈자리가 없어 그냥 보내기 일쑤다. 김포공항 국제선에서 승객들을 대부분 태우고, 마지막으로 국내선에서 승객들을 태우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몰려 대기줄이 긴 경우에는 리무진 버스 2~3대를 그냥 보내야 할 때도 있다. 이 때문에 40~50분을 기다린 후에도 버스를 타지 못해 포기하고 지하철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주 취재차 제주도를 다녀왔을 때 김포공항 버스 정류장의 상황은 역시 똑같았다. 공항공사에 이런 상황을 아는지 문의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정류장을 확보할 장소가 워낙 협소해서 경기 노선은 따로 개별 표지판을 만들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좁은 곳에 개별 표지판을 따로 만들면 외관상 더 복잡해 보인다는 이유다.
독자들의 PICK!
버스 이용객들이 멱살잡이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끊이지 않는데도 공항공사나 버스회사가 개선책은 커녕 이를 방관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