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김양석 정성쿡 외식창업아카데미 대표
"3년 전 외식사업에 수차례 실패한 50대 가장이 찾아와 재창업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어요. 5000만원의 전세금 밖에 남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저는 투자자금이 필요하다며 돌려보냈죠. 그런데 며칠 후 보증금 500만원짜리 월세 집으로 이사해 남은 돈을 저에게 보여주더라고요. 정말 살겠다는 의지가 강한 분이었죠. 저는 서울시내 상권을 분석해 신월동에 위치한 50㎡(15평) 규모의 일본식 술집을 오픈시켰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술집인데 한달 수입이 1000만원이 넘었으니까요."

김양석 정성쿡 외식창업아카데미 대표(36)의 말이다. 정성쿡은 주점과 육류, 한식 등 외식창업을 전문으로 육성하는 학원이다. 수강생이 학원에 등록하면 외식사업에 필요한 요리를 배울 수 있도록 해주고 창업 길라잡이 역할도 한다. 지금까지 이곳을 거쳐 간 점주는 1600여명에 달한다. 또 연간 200여개의 컨설팅 업무도 맡고 있다.
이곳은 창업에 필요한 매장, 인테리어, 주방, 주류, 식자재, 직원구인 및 교육, 신메뉴 개발 등 모든 것이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교육은 A~D과정으로 나뉜다. 수강료와 재료비는 등급에 따라 110만~600만원이다. 이중 200만~300만원은 자격요건에 따라 국비지원이 가능해 사실상 B과정은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정성쿡에서는 현재 서울시와 고용노동부, 산업인력공단, 근로복지공단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연소득 8800만원 미만 혹은 만 65세 미만의 실업자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따라서 C·D과정의 경우 국비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200만~300만원대에 불과하다. D과정까지 마치고 가게를 오픈할 경우 상권분석에서 로고 및 상호제작, 메뉴판 제작, 담당요리사 4일간 현장지원, 주방시스템 구축, 인테리어, 유통업체, 주방용품 연결 등 제반 모든 사항을 지원해준다.
◆수익보다 자영업자 도우미 역할에 만족
김 대표는 정성쿡을 운영하는데 있어 학원의 개념보다는 자영업자들을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수강생 가운데 신규창업보다는 이미 수차례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예비창업자는 물론 외식창업을 했다가 실패한 이들을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학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특히 실패를 경험해본 분들이 여기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나중에 재창업으로 대박 나는 모습을 보면 그것보다 더 감동적인 일은 없더라고요."
그래서일까. 입소문을 듣고 학원에 등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최근에는 수강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 오히려 줄이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는 "매달 30~40명의 신규 원생들이 등록하고 요리를 배운다"며 "그런데 수강생이 더 늘어나면 선착순으로 받을 수 밖에 없다. 이곳은 대부분 자신의 모든 재산을 걸고 찾는 사람들인데 수요가 너무 많으면 체계적인 교육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성쿡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에 비해 창업비용이 저렴한 데다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를 통해 매장을 오픈하면 수억원의 비용이 들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5000만∼1억원 정도면 서울이나 수도권지역에서 원하는 외식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프랜차이즈는 가맹점비와 재료비 등 다양한 수수료를 받지만 우리는 그런 것이 전혀 없어요. 계약자와 피계약자 관계가 아니어서 점주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일도 없죠."
물론 매장이 역세권에 위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조사와 상권, 유동인구 등을 면밀히 파악해 고객이 어떤 음식을 원하고 어떤 음식의 수요가 많은지를 따져본다. 이 과정에서 별도로 들어가는 수수료가 전혀 없다. 가격의 거품을 제거해 저렴하면서도 만족도가 높은 매장을 오픈할 수 있는 비결이다.

사진_류승희 기자
◆"예비창업자 외식시장 흐름 파악해라"
김양석 대표가 외식학원에 뛰어든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아버지가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했는데 중고등학교 때부터 서빙 등을 하며 자연스럽게 외식시장에 대해 눈을 떴다. 하지만 조금씩 성장하면서 프랜차이즈와 가맹점간 갑·을 관계가 얼마나 부당한지 느끼게 됐다.
그는 2005년 서울과학기술대(옛 서울산업대)를 졸업한 후 곧바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프랜차이즈의 부당함과 가격 거품이 심하다는 것을 느끼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초기에는 사업실패 등으로 수억원을 손해 보는 아픔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나아졌다. 물론 그후로도 위기는 수시로 찾아왔다. 특히 최근 한 언론에서 외식컨설팅회사가 사기를 쳤다는 기사를 내보내 때 아닌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일부 부도덕한 컨설팅회사 때문에 우리까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정성쿡을 운영한지 7년이 훌쩍 넘었는데 우리의 목표는 예비창업자들과 학원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비창업자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여부다. 수십년간 직장생활을 한 사람이 아무 준비 없이 창업에 뛰어들면 결국 퇴직금으로 남 좋은 일만 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전 재산을 걸고 시작하는 사업이다. 외식시장의 흐름과 사람들이 무엇을 선호하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금도 중요하다. 그는 "창업은 6개월만 지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 적어도 이 기간 동안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만약 6개월이 넘도록 적자를 보고 있다면 당장 업종을 바꾸는 것이 좋다. 안되는 일을 오래 끌고 가면 결국 빚만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