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전기차 시장에 '중소기업'이 없다

[더벨]전기차 시장에 '중소기업'이 없다

이승연 기자
2012.12.13 10:27

[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12월12일(08:25)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이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했을 때만 해도 도로 곳곳에 전기차가 넘쳐 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대통령 한마디에 정부부처가 발 빠르게 움직였고, 언론도 전기차를 테마로 한 기사를 연일 쏟아내며 전기차 붐을 거들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180도 변했다. 전기차 붐은 커녕 생산업체들이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전기차 테마열풍의 핵심이었던 CT&T와 지앤디윈텍이 잇따라 증시에서 퇴출됐고, 홀로 전기차 생산의 명맥을 유지해오던AD모터스마저 실적부진과 기업의 계속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상폐 위기에 몰렸다.

이들의 몰락은 '낮은 상품성'과 '정부 지원 부재'의 합작품이다. AD모터스가 개발한 전기차 '체인지'의 경우 최고속도 60km/h,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가 70km 수준에 불과한 시내 주행용 저속 모델이다. 판매가격은 2000만 원 대로 일반 중형차와 맞먹는 수준이다. 고속도로는커녕, 서울 시내의 자동차 전용도로 조차 달리지 못하는 차를 그 정도 거금을 주고 살 소비자는 많지 않다.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데 이 또한 답보 상태다. 전기차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정부의 차량구매 보조금 지원이나, 공공기관 의무구매와 같은 제도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예산부족으로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의 전기차 구매량은 되레 줄고 있고, 민간 부문은 아예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다.

정부 보조금이 지급돼도 중소기업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공공기관이 차량을 구입할 때 가격의 일정부분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공공기관들이 구매차종을 대기업 제품 위주로 할당하고 있어 중소기업에겐 실질적인 도움이 못되고 있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전기차는 소비자의 외면과 대기업 위주의 정부 보조금 정책이 맞물려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문제는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는 '천수답'을 짓는 농민처럼 정부만 바라보고, 정부는 '자생력'을 키우라며 방임할 뿐이다. 그 사이 전기차 업계의 중소기업들은 시장에서 하나둘 씩 사라지고 있다.

관련 업체들이 기술력을 높이고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책이 없다면 높은 기술력과 이를 보유한 업체들은 사장될 수 밖에 없다. 중소기업 전기차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신속한 판단과 지원책이 요구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가 삼성전자와 LG전자만으로 IT강국에 올라선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정부도 알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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