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산업운동으로 200만개 일자리 창조경제 꽃피운다

새산업운동으로 200만개 일자리 창조경제 꽃피운다

대담=홍찬선 부국장 겸 산업1부장, 정리=서명훈 기자
2013.04.17 09:35

[머투초대석]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일자리·양극화, 창조경제로 해결"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창조 협동 번영 1979년 11월16일 대통령 박정희'.

16일 만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상근부회장 집무실에 걸려 있는 액자에 담긴 글귀다. 이 액자는 당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준공을 앞두고 박 대통령이 하사한 것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고 혼자의 힘이 아닌 온 국민이 협동해야만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런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내세운 ‘창조 경제’에는 아버지의 철학이 녹아 있는 셈이다.

30년 가까이 ‘창조’라는 단어와 동고동락을 같이 해 온 탓일까. 전경련은 창조경제특별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창조경제 전도사로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창조경제의 실체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전경련은 예외다. “창조경제는 한국의 신성장동력을 찾는 일”이라고 명쾌하게 정의하는 이 부회장을 만나 어떻게 창조경제가 우리 경제의 해법이 될 수 있는지를 들어봤다.

-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의 개념 정립에 다소 혼란이 있는 듯합니다. 창조경제란 무엇입니까.

▶ 우리나라 기업들이 할 만한 사업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창조경제입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숨통을 틔워주는 겁니다. 신수종 사업이라고 하면 보통 삼성을 떠올리는데 새로운 산업, 시장, 직업을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개인 등 각각의 수준에서 아이디어를 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경제개발에 나선 지 이제 반세기가 지났습니다. 이제는 50년전 방식을 벗어나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한 때입니다. 새마을운동으로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혔듯이 '새 산업운동'으로 다시 새롭게 점프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방법이 바로 창조경제입니다.

- 하지만 창조경제의 개념이 잘 와닿지 않는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십시오.

▶ 최근에 직원들에게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만보기를 선물로 줬습니다. 자신의 운동량이 날짜별로 자동으로 기록되고 회사 동료나 가족들과 그룹을 지어서 운동량을 비교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냥 만보기는 만원만 주면 구매할 수 있지만 이 제품은 9만원이 넘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창조경제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는 겁니다.

- 그렇다고 창조경제가 우리 경제가 갖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 충분히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예로든 이런 사업 아이템들은 대기업보다는 덩치가 작고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중소기업에게 더 적합한 경우가 많습니다. 창조경제를 통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영세자영업자가 새롭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새로운 사업비전이 제시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겹치는 영역에 굳이 진출할 필요도 없게 되고 반 대기업 정소도 해소될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식당이 48만개, 커피숍이 2만8000개, 치킨집이 2만6000개 정도 됩니다. 마땅한 사업 아이템이 없어서입니다.

미국은 직업이 3만개, 일본은 2만개인데 우리나라는 1만개 정도에 불과합니다. 미국과 비교하면 직업군이 2만개 정도가 부족한 셈인데 1개 직업군에 100명씩만 고용이 이뤄져도 200만개 일자리가 만들어 집니다. 창조경제로 다양한 직업군이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실업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 창조경제특별위원회가 신설된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됩니까.

▶ 우선 창조경제라고 하는 정책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진짜 창조경제를 이끌어갈 산업과 시장과 직업을 제시할 겁니다. 또 창조 문화가 꽃 필 수 있도록 과학 기술 마인드를 높인다거나 교육 방식 혁신과 같은 사회 인프라를 제안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거나 창조적 활동에 대해 세제지원을 늘리는 등 정책인프라도 제안할 계획입니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관계자, 학계 등 각 분야별로 전문가가 연구해서 대안을 발표하고 사회에 동의를 구하고 정부에 제안할 예정입니다. 기업과 사회, 정부가 해야 할 행동 비전도 제시할 것입니다.

-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제시되는 것만으로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측면도 있는데요.

▶ 네 그래서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이 끼치는 지역사회와 국가경제의 실익을 잘 계산해서 보여줘야 합니다. 무조건 해서는 안되고 정부와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입니다.

더 힘든 문제는 ‘그게 사업이 되겠냐’는 자신감 부족, 기업가 정신의 실종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조선이나 철강, 반도체 사업 모두 50년 전에는 망할 거라고 했습니다. 올림픽 유치한다고 했을 때도 ‘미쳤다’는 비아냥거림도 들었지만 해 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덤비는 기업가가 없습니다. (창조경제)사업에 뛰어들 기업가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런 기업가를 키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기업가정신이 실종된데 대한 우려도 많습니다.

▶ 사업은 결국 속도입니다. 규제환화가 빨리 이뤄지면 과거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던 사업도 사업성이 좋아지고 그러면 기업가는 나타나게 됩니다. 기업가정신이 사라졌다는 말에는 동감합니다. 고 이병철 회장이나 고 정주영 회장이 창업할 당시에는 돈도, 기술도, 시장도 없었습니다. 값싼 노동력만 있었는데 지금은 돈과 기술, 시장 모두가 있지만 제2의 이병철, 정주영 회장이 나오질 않고 있습니다.

헝그리 정신이 사라진 측면도 있지만 외환위기 이후 실패한 기업가에 대해 너무 가혹한 사회적 지탄과 비판이 제기되면서 (기업가들이)예전보다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 측면도 있습니다. 물론 폐해도 있었지만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금융이 사라진 것도 한 원인입니다.

- 창조경제를 하려면 창조금융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경제발전에 따라 많은 부분이 약진을 하고 있는데 금융이 낙후된 것은 사실입니다. 은행은 담보대출 중심이고 벤처캐피탈이나 투자은행(IB)는 아직 발달이 안돼서 창조기업을 지원해줄 자금시장이 없는 상황입니다. 창조경제가 꽃 피우려면 이를 뒷받침하도록 금융도 창조적으로 변해야 합니다.

- 창조경제가 실천되려면 법을 만드는 국회의 역할도 중요해 보이는데요.

▶ 대기업의 양보로는 중소기업이 국제경쟁력을 가지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당장의 어려움은 해결할 수 있겠지만 좀 더 본질적인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또 주요법안은 공청회와 입법예고, 주요 이해관계자 진술, TV 토론 등 여론의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경제에 큰 피해가 일어나는 법안이나 반대가 심한 법안은 걸러질 수 있습니다. 동시에 균형 잡힌 법안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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