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연구진이 체세포복제 배아(수정란)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가 시도했던 것인데, 황 전 교수는 조작을 했고 미국 연구진은 실제로 성공을 했다. 이로써 미국은 면역거부반응이 없으면서도 강력한 분화능력을 지닌 맞춤형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
이 같은 시도는 국내에서도 있었다.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2009년부터 3년 동안 체세포복제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미국 연구진이 신선한 난자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한 반면 차바이오앤은 냉동된 난자를 이용했다. 정형민 차바이오앤 사장은 "복제 연구에는 난자의 질이 중요한데 거의 죽은 난자만 사용하도록 돼 있어 현 국내 제도로는 배아복제줄기세포 연구가 성공하기 힘들 것 같다"며 "신선한 난자를 사용했으면 미국보다 잘 했을 수도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리 정부의 규제가 까다로워진 것 황우석 트라우마 때문이다. 정부는 황우석 전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이후 신선한 난자를 연구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했다. 연구에 사용되는 냉동된 난자의 수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또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하려면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기증자의 의사만 확인되면 신선한 난자를 사용할 수 있고, 임상시험심사위원회만 통과하면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한 미국의 규정보다 훨씬 까다롭다.
이 같은 규제는 국내 배아줄기세포연구를 뒤쳐지게 하고 있다. 줄기세포는 새로운 기술분야다. 기술이 제도를 앞서갈 수밖에 없다. 성체줄기세포도 마찬가지다. 기술적으로 줄기세포는 신약과 시술의 경계에 있다. 기존 제도는 신약에만 맞춰져 있다보니 '앙시앙 레짐'(구체제)과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난치병치료의 희망으로 떠오른 줄기세포 시장을 두고 전세계 국가들이 수조원의 연구비를 쏟아 부으며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타워즈'를 빗대 '스템셀워'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제도가 기술을 앞서진 못해도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에 제도가 보폭을 맞추기는 해야한다. 이제 황우석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