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놈(유전체·생물이 가지고 있는 모든 유전 정보)산업이 미래 최대 규모의 산업분야가 될 것이라는 여러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이 심심찮게 나온다. 이것은 30~40년전 전자정보 산업의 상황과 종종 비교된다.
게놈산업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일이 최근 벌어졌다. 미국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을 절제한 사건이다.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된다는 것을 알고, 유방암에 걸리기도 전에 유방을 절제했다. 2007년에 유방암으로 죽은 모친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졸리가 유방절제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브라카(BRCA1)라는 유전자에 위험성이 큰 유전적 변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유전자 검사는 최근 몇 년간 엄청나게 정확해졌고 싸졌다. 그리고 IT산업보다 더 큰 경제적 산업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래서 전세계 다국적 기업과 첨단 기술기업은 어떤 식으로든 게놈산업과 연계될 것이다.
실제 미국의 여성들은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언제든지 자신의 유전적인 유방암 위험도를 쉽게 확인할 수가 있다. 누구나 약 20만원 정도의 돈만 내면, 자신의 유전자 중 100여개의 변이(돌연변이)를 검사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미국 구글의 자회사인 ‘23앤드미(23andme)’는 이 분야에서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다. 자기가 유방암에 걸릴 위험도가 있는 유전자 타입인지 아닌지를 인터넷을 통해 클릭만 몇 번하면 예측을 해볼 수가 있다.
아직까지 한국의 여성들은 유전자 타입정보를 쉽게 알아 볼 수가 없다. 의사의 허락이 없으면 자신의 유전자 타입정보를 개인이 볼 수 없도록 국가가 규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검사를 하려면 병원에 꼭 가야하고, 가족 중에 이미 이병에 걸린 사람이 있어야 한다.
국내에서는 유전자 검사를 국민이 회사를 통해 받는 것이 원천적으로 봉쇄가 돼 있다. 무분별한 유전자 검사를 하면 큰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안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에 묶여 자신의 게놈의 정보를 자신이 원할 때 쉽게 싸게 알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규제는 몇 가지 문제에 노출돼 있다. 첫째 국가가 국민이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쉽게 못보도록 통제를 하는 것이 알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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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유전자 정보는 일부의 의료정보를 포함하는 개인정보인데 의료정보가 포함된다고 해서 의료기관에서만 다루게 돼 있는 점도 문제다.
셋째 한국은 유전자 검사 자체를 하기 어려운 규제를 적용해서 게놈산업 전반의 발전을 차단하고 있지 않느냐는 점이다.
유전자 검사는 그 자체가 나쁘거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기술이 그렇듯이 잘 쓰면 약이 되고 못 쓰면 독이 된다. 유전자 기술은 부작용에 비해 엄청난 혜택이 있는 기술이다.
우리나라 게놈 산업 강국화를 위해서 몇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먼저 유전자를 통한 차별을 사회에서 하지 않도록 하는 기본적인 법률을 정하여 사회에서 바르고 제대로 유전자 기술을 이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게놈분석을 통한 유전자 정보는 개개인의 개인정보라는 원칙이 법적으로 보장될 필요가 있다.
유전자 정보는 과학기술정보로 보고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IT기업, 정보지식 기관, 연구소, 기업에서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 '게놈산업 육성법'을 제정, 게놈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삶의 질을 높이는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을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