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실적논란, 증권사 신뢰상실이 더 문제

삼성電 실적논란, 증권사 신뢰상실이 더 문제

황국상 기자
2013.07.09 17:10

[기자수첩]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5일 국내 증권사들은 침묵했다. 한 달 전 JP모간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할 때 이익 모멘텀이 굳건하다며 앞다퉈 보고서를 낼 때와 분위기가 달랐다.

실적이 공개되고 며칠이 지난 이번주 들어서야 17개 증권사들이 일제히 삼성전자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내놓고 이익전망치와 목표주가를 낮췄다.

지난 6월부터 삼성전자를 사들인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각각 1조8200억원과 8700억원에 이른다.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낙관론이 이같은 매수세에 근거를 제공했다.

하지만 JP모간이 삼성전자 보고서를 발표한 뒤 실적 공시일까지 약 1개월간 삼성전자 주가는 13.31% 급락했다. 외국인들이 비싼 가격에 삼성전자 주식을 팔 수 있도록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도와준 셈이다.

9일 국내 증권사들이 발간한 종목분석 보고서 107개(투자의견·목표가 미제시 보고서 제외)를 조사한 결과 목표주가와 현재주가 사이의 평균 괴리율은 약 30%였다. 50%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보고서도 8건이었다.

향후 6~12개월내에 주가가 30~50% 오를 것이라는 가정은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증시에 실적 모멘텀이 부족하고 미국 출구전략 등으로 유동성 악화까지 겹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시점에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내놓는 목표주가는 과도하게 낙관적인 감이 없지 않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뻥튀기' 보고서는 하루 이틀의 얘기가 아니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종목보고서는 믿을 게 못 된다"는 불평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개인이나 기관 등 투자자들이 활발하게 주식을 사고 팔아야 수수료 수익을 버는 증권영업의 속성상 신뢰성 있는 보고서를 내기보다 자사 영업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기업 분석 결과를 왜곡하는 게 아니냐는 불신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증권업이 침체되고 있으니 활성화시켜 달라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이번 '삼성전자 사태'로 알 수 있듯 증권사들이 신뢰를 잃어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게 만든 측면도 없지 않다. 증권사 스스로 신뢰를 제고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증권업 활성화'라는 과제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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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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