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의약품은 미국이나 유럽 제약사들이 우리보다 20~30년 앞서 있어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격차가 크지 않은 분야를 골라야 합니다. 세포나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제가 딱 그런 경우인데 이 분야의 역사가 워낙 짧아 우리나 선진국이나 기술차가 크지 않아서입니다. "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의 공식 판매허가를 받은파미셀(20,000원 ▲200 +1.01%)김현수 대표이사는 "세포나 유전자는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며 "이중 일부 분야는 우리 기업들의 기술이 선진국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려면 명석한 두뇌와 성실한 연구자세가 꼭 필요하다"며 "IT(정보통신)나 반도체처럼 바이오분야도 우리 국민성 자체가 잘 할 수밖에 없는 분야"라고 했다.
그러나 바이오신약 개발은 선진국과 정면 대결은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 화이자의 1년 연구개발(R&D)비용은 94억달러(약 10조원)로 국내 제약사 전체가 1년간 전문약을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과 맞먹는다. 반면 국내 매출 상위 10대 제약사의 1년 R&D 투자는 연간 5억달러에 그친다.
그러므로 정공법이 안 된다면 미리미리 '길목 지키기' 전략이 필요하다. 질병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어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을 먼저 개발해놓고 기다리는 것이다. 내 몸에 있는 세포를 추출해 배양한 뒤 이를 다시 몸속에 주입해 병을 치료하는 이른바 '세포치료제' 개발이 이런 경우다.
세포치료제는 환자의 세포가 치료제 주원료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다. 이중 세계 줄기세포시장만도 2011년 38억달러에서 2016년 66억달러로 연간 12%씩 고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체세포를 통한 세포치료제는 이미 국내에서 상용화에 성공해 상당히 큰 시장을 형성한 상태다. 무릎연골치료제나 피부화상치료제 등은 이미 판매허가를 받아 많은 환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녹십자셀이 개발하고 있는 간암 면역세포치료제도 지난해 11월 대규모 임상3상 시험이 끝나 최종결과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충분히 선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선점효과를 살리고 세포치료제를 미래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군으로 키우기 위해 보다 과감한 육성정책과 투자가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