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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매수 기회인가, 재빨리 달아나야 할 때인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양적완화(자산매입) 축소에 따라 신흥시장에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인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오히려 이때가 저가 매수할 기회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SE 신흥시장지수는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본격화한 지난 5월부터 11.6% 하락했으며 2007년 정점에서는 30% 가까이 떨어졌다. 이에 비해 유로존 부채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FTSE 선진국지수는 2007년 고점 대비 10% 정도 하락한 수준이다.
이와 같은 하락세는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따른 것도 있지만 신흥국의 성장 둔화와 경상수지 적자 확대도 이유라는 분석이다. 이에 금융기관들은 잇따라 신흥시장 경제 전망을 내리고 있다.
씨티는 이번주 신흥시장 성장 전망을 또다시 하향 조정해 이 지역 경제가 올해 4.6%, 내년에는 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23일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 3개국 통화의 전망치를 낮췄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흥시장 자산이 싸지기는 했지만 아직 들어갈 때가 아니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UBS의 바누 바웨자는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신흥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이 굉장히 안좋을 때 투자에 들어가는 역발상 투자자조차 아직 매수 기회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싸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 매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마이클 왕 아미야 캐피털 스트래티지스 역시 “향후 수년간 신흥시장은 약세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전환기 초반에 있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아직은 적절한 가격이 아니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질문은 왜 당신이 지금 이 시점에 신흥 시장에 투자하려고 하는지다”며 “(미국의 돈풀기로 인한)파티가 끝났는지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금이 매수할 때라는 주장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문가들은 세계 펀드매니저가 신흥국 증시에 투자한 규모가 2001년 11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라며 이것이 반대로 매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MSCI 신흥시장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에 불과한 것도 매력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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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신흥국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많은 자금이 유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여기에서 빠져나가지 않은 자금이 많이 남아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시에테제네랄에 따르면 8월 21일까지 세 달간 신흥시장 채권펀드와 주식펀드에서 각각 200억달러와 265억달러가 순유출됐다.
그러나 이는 최근 몇 년간 신흥시장으로 유입된 돈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FT는 설명했다.
또 신흥국에 1990년대 말에 있었던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이는 소수의 의견이라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