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라니, 따릉이까지 태극기 들고 무법질주"...3·1절 폭주족과의 전쟁

"킥라니, 따릉이까지 태극기 들고 무법질주"...3·1절 폭주족과의 전쟁

민수정 기자
2026.03.01 06:40
경찰의 3·1절 폭주족 단속현황./그래픽=윤선정 디자인 기자.
경찰의 3·1절 폭주족 단속현황./그래픽=윤선정 디자인 기자.

# 지난해 삼일절(3·1절) 대구 도심은 굉음으로 뒤덮였다. 오토바이 폭주족 19명이 도심에서 폭주행위를 벌이면서다. 이들은 교통 신호를 무시하고 중앙선을 침범하는 등 곡예 운전을 감행했다.

# 2022년 삼일절 새벽, 대구 일대 도로는 '거북이 폭주족' 등장으로 한때 마비됐다. 승용차와 오토바이 150여대는 시속 20㎞ 저속 주행하며 신호를 위반했다. 이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삼일절마다 폭주족과의 전쟁을 벌인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삼일절 폭주족 단속에서 총 744건을 단속했다. 2024년 대비 약 40% 증가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는 △난폭운전·공동위험행위 4건 △무면허 9건 △자동차관리법(자관법) 위반 68건 △음주운전 51건 △통고처분 612건이다.

다른 기념일과 비교했을 때도 삼일절에 더 많은 폭주족이 나타난다. 지난해 삼일절 단속 건수는 한글날보다 13배 많았다. 2024년에는 전체 주요 기념일 단속 건수 중 30% 가까이 차지했다.

폭주족은 중앙차선을 넘나들거나 앞바퀴를 들며 곡예 운전을 하는 등 무리 지어 위험 운전을 벌인다는 점에서 교통안전 큰 위협 요소다. 단속 과정도 마찬가지다. 경찰 관계자는 "(골목을 통해) 단속을 빠져나가기도 한다"며 "도망가다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단속하고 캠코더를 통해 채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소음 유발 등으로 시민들도 불편함을 토로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일부 시민들은 "폭주족이 굉음을 내며 좁은 보행자 도로를 질주해 치일 뻔했다",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잤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1990년대 본격 등장한 '폭주족'…최근엔 킥보드·자전거 폭주행위도
제106주년 3·1절을 맞은 지난해 3월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한 사거리 주변 도로에서 차량 번호판을 뗀 폭주 이륜차량들이 경찰의 예방활동에도 아랑곳않고 도로를 내달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제106주년 3·1절을 맞은 지난해 3월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한 사거리 주변 도로에서 차량 번호판을 뗀 폭주 이륜차량들이 경찰의 예방활동에도 아랑곳않고 도로를 내달리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내 폭주족은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삼일절·광복절 등 국경일에 태극기를 들고 위험천만한 곡예 운전을 감행했다. 천안·아산·대구 등 일부 지역은 과거부터 교통 접근성이 좋아 폭주족이 자주 출몰하는 '폭주족 성지'라고도 불릴 정도다.

경찰이 대대적 단속을 실시하면서 수백명씩 동원하는 집단적 폭주행위는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코로나19(COVID-19) 이후 소규모 폭주족 형태가 등장했다. 지난달 부산에서는 폭주족 14명이 차량 운행을 방해하는 등 난폭 운전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20대 리더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미성년자였다.

개인형 이동장치(PM)나 자전거로 폭주 행위를 벌이는 사례도 나타난다. 2024년엔 공유 킥보드나 자전거를 타고 난폭 운전을 하는 이른바 '따릉이 폭주 연맹(따폭연)'이 서울 집결을 예고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10대 남학생이었던 따폭연 계정 운영자는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전문가들은 죄책감과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집단행동으로 분산되면서 폭주 행위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김상균 한국범죄심리학회 고문은 "집단이 형성되면 어느 정도 익명성이 보장되고 공격성이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공격성을 분출하면서 내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폭주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선 경찰 단속이 가장 중요하다"며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는지 폭주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찰이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경찰은 삼일절 단속에 나선다. 삼일절 당일인 이날까지 경력을 총동원해 △공동위험 행위 △난폭운전 △소음 유발 △급차선변경(칼치기) 등을 중심으로 단속한다. 불법 개조 행위에 대해선 운전자뿐 아니라 구조 변경업자까지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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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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