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아파트, 장남 몫" 아버지 자필 '포스트잇'...동생들 "4억씩 나누자"

"12억 아파트, 장남 몫" 아버지 자필 '포스트잇'...동생들 "4억씩 나누자"

류원혜 기자
2026.03.03 09:56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버지가 '재산을 장남에게 준다'는 내용으로 남긴 자필 메모를 유언으로 볼 수 있을까.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삼 남매 중 장남 A씨 고민이 소개됐다.

A씨는 동생들처럼 번듯한 직장에 다니거나 돈을 많이 벌진 못했지만 부모와 가까이 살면서 자주 안부를 살폈다. 반찬을 챙겨 드리거나 편찮으신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가 남긴 재산은 어머니가 혼자 거주하는 12억원 상당 아파트 한 채와 현금 1억원이었다. A씨는 아파트를 물려받아 어머니를 모시고자 했다.

하지만 남동생은 장례식을 마치자마자 "경제적으로 어렵다"며 "아파트를 팔아서 똑같이 나누자"고 했다. 여동생도 "공평하게 재산을 나누자"며 같은 입장을 보였다.

상속 문제로 갈등이 깊어지던 중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버지 금고를 확인했다. 놀랍게도 금고에는 '아파트는 장남에게 준다'는 내용의 아버지 자필 포스트잇이 들어 있었다.

A씨는 "어머니가 거주 중인 집을 당장 팔자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남동생은 무리하게 학군 좋은 곳으로 이사하면서 생긴 대출로 힘든 상황이라 엄살 피우는 걸로 보인다. 여동생은 10년 전 결혼할 때 아버지로부터 전세 자금으로 3억원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는 메모가 아버지 유언이라 생각하지만 동생들은 단순한 메모일 뿐이라고 주장한다"며 "메모가 법적 효력이 있는 유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제가 어머니를 모시면서 집을 지킬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준헌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안타깝지만 아버지가 남긴 포스트잇 메모를 법적으로 유효한 유언장으로 보기 어렵다"며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인정되려면 날짜와 주소, 성명을 반드시 손으로 쓰고 날인까지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평소 아버지를 돌본 것에 대해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단순히 자주 찾아뵙거나 잠시 모시고 산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상당 기간 동거하거나 직업을 희생하면서까지 간병하는 등 부모 재산 유지나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속분을 더 인정받으려면 언제부터 부모님 댁 근처에서 살았는지, 그동안 어떻게 모셨는지, 병원에 얼마나 자주 모시고 다녔는지, 병원비가 얼마나 들었는지, 병원비를 A씨가 부담했는지 등을 입증해야 한다"며 "동생들이 아파트 처분을 고집하더라도 기여분을 인정받아 지분을 확보해 두면 아파트를 지키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A씨 여동생이 10년 전 지원받은 전세자금 3억원에 대해서는 "상속인으로서 피상속인 생전에 특별수익을 받은 걸로 볼 수 있다"며 "계좌 거래 내역 등 자료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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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안녕하세요. 디지털뉴스부 류원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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