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4월6일. 법원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 남성은 이혼 소송 중 별거 중인 아내를 찾아가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특히 그는 딸 눈앞에서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고 엄마를 잃은 딸은 아버지에 대해 엄벌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른바 '구월동 아내 살인' 사건이다.
사건은 2018년 7월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한 주택가에서 벌어졌다. 남편 A씨(당시 48세)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아내 B씨(사망 당시 40세)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B씨는 신고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출혈로 끝내 사망했다. 사건 발생 약 1년 전 B씨는 A씨에게 폭행당해 세 딸과 집을 나갔고 상습 가정폭력을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
A씨는 아내가 사는 집을 알아낸 뒤 살해 기회를 노리던 중 우연히 딸 C양을 발견하고 인근에서 기다렸다가 B씨가 밖으로 나온 순간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당일은 이들 세 자녀 중 큰딸(당시 중학교 2학년) 생일이었다.
범행 후 도주했던 A씨는 하루 뒤인 7월14일 오후 10시쯤 자수하며 경찰에 체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아내가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이혼하려 한다는 의심을 하고 이 일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자신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며 수감 중 정신감정 등을 신청하며 감형을 시도했다. 그러자 범행을 모두 목격한 딸 C양이 직접 아버지 엄벌을 호소하는 청원을 올렸다.
청원에서 C양은 "저는 중학교 2학년으로 엄마가 너무 필요하고 소중하다. 그런 엄마를 아빠라는 사람이 제 생일에 끔찍하게도 제 눈앞에서 해쳤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는 저희에게 관심이 없었고 엄마를 폭행하는 모습을 어릴 때부터 자주 봤다"며 "더는 엄마를 힘들게 할 수 없어 동생들과 함께 엄마에게 이혼하라고 해 엄마가 이혼을 결심했다. 아빠 없는 네 식구 생활은 비좁은 월세방이지만 행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15년 동안 나의 아빠였던 사람이지만 부디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벌이 줄어들지 않길 바란다"며 "지은 죄만큼 떠난 엄마와 남은 가족들 고통만큼 벌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1심은 "동네 주민들이 목격하고 있는데도 의식하지 않았으며 도움을 청하는 B씨에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혀 무참히 살해했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의 자수에 따른 감경과 심신미약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수사기관에 자발적으로 범죄 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한 바 없고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는 진술을 하고 있는데 진정한 자수를 했다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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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피고인은 병원에서 지병으로 인해 치료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2017년 7월 약물 복용 치료하고 범행 이전까지 일반적인 생활을 했고 인지기능이 떨어진다고 볼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에서도 1심형이 유지됐다. 2심은 "자녀들은 한순간에 어머니를 잃고 어머니를 살해한 아버지를 두게 돼 표현 못 할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았다"면서 "그런데도 A씨는 범행 동기를 B씨 탓으로 돌리는 등 책임을 줄이려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까지 간 이 사건은 최종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2019년 6월24일 대법원은 "A씨 연령·성향·환경, 아내와 관계, 범행 동기·수단·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징역 2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한 게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