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챗GPT 잘 써" 하나론 안 된다?...개성 다른 AI, '골라' 쓰는 것도 능력

"나 챗GPT 잘 써" 하나론 안 된다?...개성 다른 AI, '골라' 쓰는 것도 능력

이정현 기자, 이찬종 기자
2026.04.06 07:30

[MT리포트] AI 도입, 숫자로 말한다 (下)

[편집자주] AI가 전 산업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경쟁의 무게추가 '기술 확보'에서 '활용 역량'으로 옮겨지고 있다. 실제 주요 ICT 기업 20곳에 사내 AI 교육·활용 현황을 설문한 결과, 성과가 '숫자'로 드러나는 단계다. 각 기업들이 AI 인재 양성과 활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는지 알아본다.

사내 AI 승부, '툴'보다 '문화'…해커톤·실습형 교육이 갈랐다

AI 활용 교육 늘려가는 기업들/그래픽=최헌정
AI 활용 교육 늘려가는 기업들/그래픽=최헌정

#커머스 서버 개발자 3명이 생성형 AI로 '슈퍼 AI 판매관리 도우미'를 구현했다. 카카오커머스 어드민에 크롬 확장 형태로 덧씌운 AI 코파일럿으로,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자연어 질의에 요약과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과거 6개월이 걸렸던 개발을 10시간 만에 완성해 2025년 카카오 해커톤 우승작으로 선정됐다.

생성형 AI가 업무의 필수적인 툴(Tool)로 자리잡으면서 기업별로 생성형 AI를 제대로 쓰기 위한 교육이 한창이다. 모델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무엇을 쓰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5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NHN(36,500원 ▲150 +0.41%)은 지난달 25~26일 그룹사 임직원의 AI 활용 능력을 제고하고 AI와 함께 일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NHN AI 스프린톤(스프린트+해커톤)'을 개최했다. 이름처럼 짧은 기간 AI를 활용해 결과물을 도출하는 실행 중심 프로그램이다.

네이버(NAVER(197,400원 ▼100 -0.05%))는 2017년부터 전 직군을 대상으로 기초 AI 교육을 제공했고, 최근에는 범용 AI 교육으로 확대했다. 지난 2년간 조직구조까지 AX를 위해 유연하게 재설계했다.

카카오(45,100원 ▼100 -0.22%) 그룹도 사내 해커톤(해킹+마라톤) '10K'를 진행한다. 개발자와 서비스 기획자가 개인 또는 팀으로 참가해 특정 주제를 해결하거나 각자의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으로 구현하는 개발 경연대회다. 지난해에는 AI 기반 개발 방식인 '바이브 코딩'을 처음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진행 시간을 기존 24시간에서 10시간으로 줄였지만, 개발자뿐 아니라 기획·디자인 등 다양한 직군이 참여해 참여율이 50% 이상 증가했다. AI가 개발의 진입장벽을 낮춘 결과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전사 필수, 팀 단위 프로젝트 기반 실습 등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기본·실전·통합 과정 등으로 나눠 직무별 활용 역량을 높이는 교육을 진행했다.

하이퍼 로컬 플랫폼 당근도 개발 조직 중심의 AI 활용을 넘어 전사 임직원이 AI를 내재화하도록 돕는다. 사내 기술 공유 세션인 데브톡과 사내 위키 등을 통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가이드와 최신 AI 활용 사례를 상시 공유한다. 전사 구성원이 업무 메신저와 결합된 AI봇을 일상적으로 활용할 정도로 참여율이 높다.

SI 기업도 흐름에 올라탔다.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153,200원 ▲1,000 +0.66%))는 △AI 알고리즘 △AI SW △데이터 프로세싱 △AI 활용 등 4개 영역에서 수준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LG CNS(LG씨엔에스(58,100원 ▲500 +0.87%))도 2024년부터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AI 인재 양성에 힘쓴다.

IT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AI를 안쓰면 도태된다는 생각으로 임직원 교육에 힘쓴다"며 "어떤 생성형 AI를 도입할지에 대한 논의는 끝났다. 누가 얼마나 더 똑똑하고 현명하게 사용하냐에 따라 경쟁력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은 챗GPT, 코딩은 클로드"…ICT 업계, '멀티 AI' 전쟁

'멀티 AI' 활용하는 ICT기업/그래픽=김현정
'멀티 AI' 활용하는 ICT기업/그래픽=김현정

"기획은 챗GPT, 자료 검색은 퍼플렉시티, 코딩은 클로드…."

AI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서로 다른 개성을 갖게 됐다. 그만큼 업무에 따라 필요한 AI를 적절히 선택·조합하는 능력이 강조된다.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은 임직원이 자유자재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245,000원 ▲1,500 +0.62%)은 전사 임직원에게 79개의 AI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1인당 평균 3.9개를 쓴다. 덕분에 약 1000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내부 설문 결과 평균 업무 자동화율이 3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제미나이, 클로드 등 AI를 전사적으로 지원하고 직군별로 코딩·문서작성·정보 탐색 등 필요한 기능에 특화된 AI를 제공한다. 사내 AI 활용 교육도 병행했다. 비개발 직군에서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챗GPT·클로드로 제작한 파이썬 코드를 연동해 글로벌 원고 관리·운영 업무를 자동화한 사례가 예시다. 웨이브는 메일 작성, 회의록 정리, 문서 요약·작성 등 기능이 탑재된 구글 '제미나이 포 워크스페이스'에 커서·클로드·안티그래비티 등 개발자를 위한 코딩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 기업이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구성원에 복수의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서비스별 특화 기능이 달라서다. 본인 업무에 맞는 여러 AI를 최적의 조합으로 묶어 쓰면 효율성이 향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같은 회사라도 직군에 따라 선호하는 AI 서비스가 다르다"며 "AI를 잘 쓰는 사원은 각 서비스의 강점을 조합해 나만의 워크플로우(업무절차)를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사·외부 서비스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도 있다. LG유플러스(15,360원 ▲30 +0.2%)는 업무용 클라우드 PC를 통해 챗엑사원 서비스를 이용한다. LG AI연구원의 LLM(거대언어모델) '엑사원' 기반 AI 서비스는 보안 유지가 가능해 사내 정보를 연동하거나 회사 내부 문서를 입력할 수 있다. 로컬 PC로 챗GPT, 제마나이, 클로드, 퍼플렉시티 등 외부 AI를 이용할 순 있지만 내부 정보는 입력할 수 없다. LG씨엔에스(58,100원 ▲500 +0.87%)도 유사한 방식이다.

네이버(NAVER(197,400원 ▼100 -0.05%))는 임직원에 자사 AI 서비스 '하이퍼클로바 X'를 지원하면서 챗GPT, 제미나이, 커서, 깃허브 등 외부 AI 서비스도 비용 지원이나 구독권을 제공한다. 하이퍼클로바X는 자사 업무 방식이나 서비스 정책에 꼭 들어맞는 방식으로 최적화할 수 있다.

삼성에스디에스(153,200원 ▲1,000 +0.66%)는 자사 생성형 AI '패브릭스'(FabriX)로 문서 작성, 프로그래밍, 데이터 분석 등 기능을 제공한다. 패브릭스는 삼성 클라우드와 연동된다. 삼성의 LLM 가우스를 포함해 라마, 미스트랄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 오픈AI 리셀러인 만큼 기업용 챗GPT도 제공한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기능에 따라 AI를 골라쓰는 건 그만큼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고, 한국의 AX가 빠르다는 뜻"이라며 "생성형 AI는 대부분 비슷한 알고리즘이 내재돼지만 각 AI 개발사가 기업 철학이나 타깃층에 따라 서비스를 최적화하다 보니 개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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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2016~ 사회부, 2021~ 정치부, 2023~ 정보미디어과학부

이찬종 기자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이찬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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