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5년 4월 11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터널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이날 새벽 0시30분쯤 신안산선 제5-2공구 현장에서는 시공 중인 지하 터널 기둥(버팀목)에서 균열이 다수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기둥 균열은 전날 밤 9시50분쯤 확인됐다. 터널 내부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기둥 일부 콘크리트가 탈락하는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났고, 밤 11시30분부터 기둥 파손과 구조 이상이 확인돼 현장 관계자는 밤 11시40분쯤 광명시에 신고했다.
경찰은 공사 구간인 광명 양지사거리부터 안양시 호현삼거리까지 오리로 1㎞ 구간을 통제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관련 전문가들을 현장에 투입해 균열 원인을 분석하고 보강 공사를 계획했다.
이날 오후 3시11분 보강 공사를 위해 안전 진단을 진행하던 중 지하 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붕괴됐다. 이 사고로 당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17명 중 2명이 지하에 고립됐다.
굴착기 기사였던 30대 A씨와는 연락이 닿아 지하 약 30m 지점에 고립된 것이 확인됐으나, 지하에서 작업 중이었던 50대 B씨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7시간 만인 밤 10시16분쯤 A씨는 콘크리트와 철근, 토사가 뒤범벅된 잔해더미 속에서 발견됐다. 하반신이 잔해더미에 파묻힌 채 웅크린 자세로 옴싹달싹할 수 없는 상태였다.
소방당국은 크레인을 동원해 200㎏이 넘는 상판을 하나씩 옮겨 공간을 확보했고, 구조대원들은 삽과 호미로 조금씩 땅을 파내고 전선과 철근을 잘라가며 A씨에게 접근했다.
6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A씨를 마주한 구조대원들은 탈수 증세를 보이는 그에게 수액을 놓고, 초코우유에 빨대를 꽂아 마시게 했다. 담요를 챙겨주기도 했다.

추가 붕괴 위험이 있는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도 구조대원들은 A씨를 짓누르고 있는 거대한 철골 구조물을 조금씩 움직이며 구조 작업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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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구조대원은 "이제 다 됐어요. 압박돼 있는 거 그냥 빼면 쇼크 와요. 그래서 천천히 하는 거니 정신 바짝 차리세요"라고 말하며 A씨를 안심시켰다.
밤샘 작업 끝에 A씨는 12일 오전 4시27분 구조됐다. 사고 13시간 만의 극적 생환이었다. 그는 곧장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받았다.
구조대는 남은 고립자 B씨를 찾기 위해 드론 21대를 띄우고, 구조대원 40명과 구조견 7마리를 투입하는 등 수색에 나섰지만, 강풍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거센 비바람과 추가 붕괴 위험 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B씨는 사고 닷새 만인 16일 오후, 지하 21m 지점 교육동 컨테이너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는 설계 오류에 시공·감리 부실이 더해진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 국토교통부와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건설사고조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사고의 결정적 원인은 '투 아치'(2 Arch) 구조로 시공된 터널 중앙 기둥의 설계 문제였다.
터널 설계 과정에서 중앙 기둥에 작용하는 하중을 2.5배 작게 계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3m 간격으로 설치되는 기둥을 통으로 이어지는 벽체로 잘못 계산해 벌어진 일이다.
중앙터널 폭을 확대하는 설계 변경을 했지만, 이 단계에서도 설계 오류를 확인하지 못하고 중앙기둥에 사용되는 철근량 등을 동일하게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4.72m인 기둥 길이를 14분의 1인 0.335m로 짧게 입력하는 등의 오류도 적발됐다.
또 사고 구간에는 지반 강도를 약화하는 단층대가 있었지만,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모두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터널 굴착 중 지반분야 기술인이 1m 구간마다 막장(터널 굴착면의 끝부분)을 관찰해야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이를 사진으로 대체했고 자격 미달 인력이 투입된 사실도 확인됐다.
시공사가 안전 관리 계획을 지키지 않은 점도 사고 위험을 키웠다. 자체 안전 점검과 정기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고 중앙기둥 균열에 대한 관리도 없었다. 특히 기둥을 부직포로 덮어 붕괴의 전조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 변경도 문제였다. 설계도서와 다른 순서로 시공이 진행됐지만, 구조 안전성 검토는 없었다.
사고가 난 신안산선 5-2공구의 총사업비는 3392억원 규모다. 설계는 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무소, 단우기술단 등이 맡았고 시공은 포스코이앤씨와 서희건설이 담당했다.
국토부는 사고 책임에 대해 행정처분은 물론 형사책임까지 묻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법상 설계사 등에게 최대 12개월, 시공사에 최대 8개월 영업정지가 가능하다"며 "과실 고의성 여부 등을 조사해 내년 상반기까지 영업정지 여부를 정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