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병간호 지쳐" 수면제 먹이고 차에 불...'살인혐의' 남편, 2심 실형

"아내 병간호 지쳐" 수면제 먹이고 차에 불...'살인혐의' 남편, 2심 실형

류원혜 기자
2026.04.10 14:34
범행 당시 불에 탄 차량./사진=홍성소방서 제공
범행 당시 불에 탄 차량./사진=홍성소방서 제공

장기간 아내 병간호를 하다 신변을 비관해 살해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장정태)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62)에게 1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일 오후 8시22분쯤 충남 홍성군 갈산면 대사리 한 저수지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아내 B씨(50대)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차량에 불을 질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알코올의존증과 공황장애 등을 앓던 B씨는 지난해 초 장루 수술을 받고 보행 장애가 생기는 등 건강이 악화했다. 이후 망상과 섬망 증상까지 나타나 병간호 없이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였다.

A씨는 범행 한 달 전 직장을 그만두고 B씨를 돌봤다. 하지만 갈수록 B씨 상태가 나빠지자 동반 자살을 시도했고, 혼자 불이 난 차량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아내에게 동반 자살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살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정상적인 의사 판단을 할 수 없었다"며 "간병 살인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현실에서 이런 범행이 용인돼 가벼운 처벌을 받는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유사한 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는 것까지 고려하면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를 장기간 간호한 점과 마지막에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간병한 점, 피해자 상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정상적 판단 능력을 상실해 피해자를 살해하고 자신도 생을 마감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아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선처를 재차 탄원했으나 이것만으로는 양형 조건을 변경하기 어렵다"며 이를 기각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소셜미디어)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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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안녕하세요. 디지털뉴스부 류원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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