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001' 임상 2/3상 데이터 해석 분분…컴퍼스, "FDA 미팅 후 승인 신청 예정"
에이비엘 전체 기업가치엔 영향 제한적…"그랩바디-B 등 핵심 플랫폼 가치 여전"

에이비엘바이오(142,000원 ▲2,600 +1.87%)의 담도암 신약 'ABL001'의 임상 데이터가 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임상 결과가 전체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에만 약 8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술이전을 이끌어낸 '그랩바디-B' 등 핵심 플랫폼 기술의 잠재력이 크고,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단 전망에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는 14만2000원으로, 지난 27일 대비 약 18%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약 9조6000억원에서 약 7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에이비엘바이오의 파트너사 컴퍼스테라퓨틱스(이하 컴퍼스)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발표한 ABL001의 담도암 임상 2/3상 데이터를 시장이 부정적으로 해석한 결과로 풀이된다.
발표에 따르면 ABL001의 담도암 임상 2/3상에서 시험군(ABL001+파클리탁셀)은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mPFS) 4.7개월을 기록하며 대조군(파클리탁셀)의 2.6개월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다만 시험군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mOS)은 8.9개월로 대조군의 9.4개월보다 낮아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대해 컴퍼스는 크로스오버(교차투여) 환자가 대조군에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불확실한 OS 데이터로 인해 향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허가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다만 컴퍼스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FDA와 미팅을 갖고 담도암 2차 치료제로 신약허가신청(BLA)을 진행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도 "ABL001의 FDA 신청 일정에 변동은 없다"며 "크로스오버 임상 디자인이 임상 결과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FDA에서도 이미 임상 승인을 내줄 때 인지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에이비엘바이오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요소는 '그랩바디-B'와 '그랩바디-T' 등 플랫폼 기술인 만큼 이번 임상 결과가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번 데이터 발표 이전부터 ABL001과 그랩바디-B 플랫폼의 가치를 각각 2580억원, 1조4780억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메리츠와 교보증권은 ABL001의 가치를 각각 1789억원, 2380억원으로 추정했다.
정희령 교보증권 연구원은 "데이터 공개 전 주가에는 일부 기대감도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하나 임상 결과 발표 후 약 20%의 하락은 과도하다고 전망한다"며 "여전히 주요 플랫폼인 그랩바디-B의 추가 딜 체결 가능성도 높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기술이전 현황에서도 그랩바디-B가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그랩바디-B 플랫폼만으로 약 8조원 규모의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에셋(자산) 기술이전 사례로 좁혀봐도 그랩바디-B가 적용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은 'ABL001'의 약 1.8배 큰 규모인 10억6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로 사노피에 기술이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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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바디-B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IGF1R) 기반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기술이다. 지난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의 기술이전 계약을 기점으로 적용 가능한 모달리티 범위가 항체에서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등으로 확장됐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해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과 함께 22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하는 등 그랩바디-B 기술에 대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사업개발 담당 이사는 "BBB 셔틀 관련 기술이전 논의가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며 "기존 트랜스페린수용체(TfR) 기반 셔틀 대비 IGF1R 기반 BBB 셔틀이 보이는 강점이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엔 siRNA와의 결합을 통해 말초 조직으로의 셔틀 가능성도 확인돼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팅이 진행될수록 상호 신뢰가 쌓이고 있는 만큼 긍정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가 현재 항암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주요 플랫폼 기술은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로,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와 DLL4를 타겟하는 ABL001에 적용된 기술과는 구별된다. 이를 기반으로 하는 파이프라인은 'ABL111', 'ABL503', 'ABL103', 'ABL105' 등이 있다.
현재 가장 개발 진전도가 높은 건 노바브릿지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개발하고 있는 클라우딘18.2와 4-1BB를 타겟하는 ABL111이다. 현재 전이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ABL111과 PD-1 억제제 니볼루맙 및 화학치료제(mFOLFOX6) 병용요법의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2027년에 톱라인(주요지표) 데이터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