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책임의식 필요"...삼성 노조 '성과급 논란'에 입 열었다

李대통령 "책임의식 필요"...삼성 노조 '성과급 논란'에 입 열었다

김성은 기자
2026.04.30 16:08

[the300]
수석보좌관회의서 "과도한 요구, 나만 살자 안 돼"
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요구·파업 예고 겨냥한 듯
'이념' 아닌 '실용' 강조 노동정책 및 노사관 반영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4.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4.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노동조합의 책임과 연대 의식을 강조한 것은 막대한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노조)을 염두에 둔 메시지로 읽힌다. 특정 민간기업 노사 관계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깬 것으로 이 대통령이 이번 논란과 관련한 언급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동 전쟁 등 대외 변수로 국내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노조의 과한 요구가 기업 경쟁력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기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지탄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며 "책임의식과 연대의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노조가 수십 조원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노조는 회사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하는 상한선 없는 성과급 지급을 제도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원이라고 가정하면 성과급 재원은 약 45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는 그간 이번 논란에 대해 직접적인 발언을 아껴 왔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3일 해외 순방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슬기롭게 대화로 잘 해결되길 바란다"며 "노사가 극한으로 가는 단계가 아니라 잘 해결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 강행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 27일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나섰다. 김 장관은 "(최대 실적이) 과연 삼성전자 경영진과 엔지니어 노동자들만의 결실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다"며 "반도체를 담당하는 주무 부처 장관 입장에서 봤을 때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파업'이라는 사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특히 "삼성전자는 일개 기업을 넘어 국가 공동체의 자산"이라며 "발생한 이익을 현세대가 다 나눠 가질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남겨둬야 한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04.30.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04.30. [email protected] /사진=최동준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 1분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이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배, 3.3배로 증가했다. 전세계 AI(인공지능)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호실적의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 파업이 현실화해 반도체 생산라인 '셧다운'(가동중단)될 경우 실적 타격은 물론 납품 차질로 고객사와의 신뢰가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의 이날 언급에도 이런 우려가 반영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지금까지 잘해 왔으니 앞으로도 별 일 없겠지하는 순간의 방심이 민생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도 있다는 긴장감을 갖고 비상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 보면 좋겠다"고 참모들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와 파업 예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이 대통령의 언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해 지난 29일 발표한 '삼성전자 파업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와 파업 계획에 대해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보상 요구"라는 답은 18.5%에 불과했다. 이 조사는 지난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100%)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활용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4.6%다.

노동정책과 노사관계에 있어 '이념'이 아닌 '실용'을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의 노사관이 이날 발언에 묻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를 노사 관계의 본질적 약자로 인식하고 노동 3권 보장을 강조해 왔지만 노동 존중과 함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특히 AI와 로봇의 도입으로 일자리 환경이 격변하고 있는 가운데 노사가 서로의 입장만 고수하기보다 한 발씩 물러나 건설적인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소신이다.

이 대통령은 연초 현대차 노조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아틀라스) 생산현장 투입을 반대하는 사례를 언급하면서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AI와 로봇 등)를 피할 수는 없다"며 "이를 거부하는 것은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기계 파괴 운동)과 유사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30.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30. [email protected] /사진=최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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