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금값에 ETF 자금도 대탈출…"반등 언제?" 엇갈린 전문가 조언

빛 바랜 금값에 ETF 자금도 대탈출…"반등 언제?" 엇갈린 전문가 조언

김근희 기자
2026.05.20 16:05

美 금리 인하 불확실성에 금값 하락…종전 이후 반등 기대

국제 금 선물 가격 추이/그래픽=윤선정
국제 금 선물 가격 추이/그래픽=윤선정

국제 유가 상승과 기준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에서도 한 달간 1000억원 이상이 유출됐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 리스크가 지속되는 한 금 가격 변동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국제 금 선물 6월물은 온스당 4511.20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 발발 전인 지난 2월27일(5247.90) 대비 14.04% 하락한 수치다.

국내 금 현물 가격도 이날 21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금 현물 가격도 중동 전쟁 발발 전과 비교해 9.78% 미끄러졌다.

금 가격은 지난해부터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과 미국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인해 상승세를 보였으나 중동 전쟁 이후 내림세를 보인다.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막히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자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금 가격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며 "전쟁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가 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유가 상승에 따른 금리, 달러의 움직임에 연동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금 가격이 하락하자 금 관련 ETF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 달간 금 선물과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ETF 11개(인버스 상품 제외)에서 834억원이 순유출됐다. 같은 기간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ETF인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32,900원 ▼1,295 -3.79%)'에서 255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금 관련 ETF에서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출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금 가격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기준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종전 이후에 금 가격이 반등하더라도, 전고점을 돌파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QE(양적완화)를 반대하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이 등장했다"며 "금·은 화폐 가치가 통화량 확대 등 모종의 이유로 훼손될 때 분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인데, 통화량 확대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금의 헤지 수요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증권가에서는 금 가격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해 미국이 기준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년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또 만약,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일어날 경우 금 수요가 상승할 수 있다. 금은 전통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서 강세를 보였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 등이 해결되면 금은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전쟁으로 인해 미국 재정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을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카드는 없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바이 더 딥(But the dip·저점 매수)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3분기부터는 금 가격 반등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긴축 프라이싱(가격 반영)이 마무리되고, 단기 금리가 정점을 통과하면 오는 3분기 중반부터 금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목표가는 6000달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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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희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김근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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